제약협회 이사장 65년만에 첫 경선…新舊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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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근 일성신약 대표·류덕희 경동제약 회장 출사표제약회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제약협회가 1945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경선을 통해 차기 이사장을 뽑게 됐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차기 이사장 자리를 놓고 윤석근 회장 직무대행(일성신약 대표 · 54)과 류덕희 비상대책위원장(경동제약 회장 · 72)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차기 이사장은 9일 열리는 임시 주총과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추대로 수장을 뽑아온 65년 전통을 깨면 안 된다며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조율이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차기 이사장을 경선으로 뽑게 된 것은 저가구매 인센티브(시장형실거래가)제도,쌍벌제 등으로 제약업계의 영업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제약협회는 최근 상근회장제 시행 1년 만에 '제약사 오너 이사장 · 외부 출신 회장'의 투톱체제로 복원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바꿨다. 회장 한 명이 '총대'를 메고 정부와 의료계를 상대로 제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현실론 때문이다. 협회는 이미 보건복지부 차관을 지낸 이경호 인제대 총장을 차기 상근 회장으로 내정해 놓은 상태다. 제약 영업환경 변화 등을 앞둔 상황인 만큼 회원인 제약사들도 차기 이사장이 누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지난 2월 어준선 전 회장(안국약품 회장)의 자진사퇴 후 협회를 꾸려온 윤 직무대행과 류 위원장에 대한 지지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제약업계는 이번 경선을 신구세대의 대결로 해석하고 있다.
윤 직무대행은 미국 유학을 다녀온 2세 경영인답게 쌍벌제와 저가구매 인센티브 등의 시행을 앞두고 제약협회가 변화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창업1세대인 류 위원장은 업계 원로들의 지지를 업고 정부 및 의료계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면서 할말을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누가 이사장이 되느냐에 상관없이 선거란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출되는 만큼 업계 공동이익을 더 적극적으로 대변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제약협회 이사회는 회장,부회장 등 회장단 12명과 이사 38명,감사 2명 등 총 5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제약협 상근부회장과 상무이사,2명의 후보자를 뺀 48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