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살생부 나온다더라" 떨고있는 공무원들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 "취임 후 5일 이내 인사할 것"
"조만간 살생부가 나온다더라." 6 · 2 지방선거 후 단체장이 바뀌는 경남과 인천,충북,대전,강원도 공무원들이 떨고 있다. 워낙 다른 색깔의 단체장이 들어서면서 대규모 인사가 뒤따를 것이란 우려에서다.

김두관 무소속 경남도지사 당선자는 7일 "공백인 정무부지사와 경남발전연구원장,남해대학 총장의 인선을 준비하고 있다"며 "인사가 길어지면 뒷말이 생기는 만큼 취임 후 5일 이내에 인사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이 나오자마자 경남지역 공무원들은 좌불안석이다. 특히 김 당선자는 후보 시절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야3당,희망자치만들기 경남연대와 야권후보를 단일화하면서 "공동지방정부는 민주도정협의회를 통해 구현한다"고 공약했다. 이 때문에 경남도청 공무원은 물론 도내 18개 시 · 군에서는 권력 핵심이 될 민주도정협의회 성격과 구성범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도정협의회가 도청과 기획실의 주요 업무인 정책입안과 인사 예산까지 영향을 줄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도의회와 힘겨루기 양상이 펼쳐질 수 있고,경남도 출자 · 출연 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둘러싼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자체장이 바뀐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수도권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지방권력 교체가 이뤄진 인천시는 공직사회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면서 크게 술렁이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당선자가 지난 8년간의 '안상수 시장 체제'에 대해 "시의 인사행정에 문제가 많았다"고 수차례 지적해 왔기 때문에 대대적 인사쇄신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시종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충북에서도 고위 공무원들이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대전시는 염홍철 당선자가 4년 만에 다시 시장으로 복귀하면서 상당수 국장,과장,산하 기관장들이 물갈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도지사로 당선된 강원도청에도 주요 보직을 맡아 왔거나 여당 후보에 줄을 댔던 공무원들이 한직으로 물러나는 좌천식 인사를 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