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월드컵 테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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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미디어홀딩스, 사흘째 급등헝가리발 악재로 증시가 급락했지만 남아공월드컵 관련주들은 개막(11일)을 앞두고 동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와는 달리 개막 전부터 주가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닭고기주·하이트맥주도 강세
SBS미디어홀딩스는 7일 상한가인 3710원에 마감하며 사흘째 급등했다. 계열사인 SBS콘텐츠허브도 5% 오르며 닷새째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0.87% 상승한 SBS도 지난달 26일부터 7거래일 동안 17.34% 뛰었다. SBS가 남아공월드컵을 단독으로 중계해 광고 수익이 개선되고 위상도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닭고기주도 초강세다. 마니커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하림은 6.54%,동우는 4.68% 각각 올랐다. 하이트맥주도 2.88% 뛰며 월드컵 단골 수혜주의 이름값을 했다. 남아공월드컵이 독일월드컵에 비해 저녁시간(한국시간) 경기가 많아 치킨 맥주 등 야식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 덕이다.
3D TV 보급 확대에 따라 관련주들도 급등세다. 고사양 타임 컨트롤러를 공급하는 티엘아이는 최근 2주간 16.84% 올랐다.
이번 월드컵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독일월드컵 때보다 훨씬 강하다는 분석이다. 4년 전엔 개막을 앞두고 열흘 동안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차 등이 소폭 올랐을 뿐 닭고기 · 주류주는 큰 변화가 없었다. 2006년 개막 열흘 전인 6월 초부터 폐막일인 7월10일까지 40여일간의 주가를 보면 하림이 10%가량 올라 가장 선전했다. 유철환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독일월드컵 때는 개막 전날 수혜주들이 급등했다 토고와의 첫 경기를 앞두고 동반 급락하는 현상이 빚어졌다"며 "올해는 개막 전부터 월드컵 수혜주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월드컵 개막과 함께 시장의 관심이 월드컵 수혜주에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FT는 우선 "남아공월드컵 기간에 축구팬들이 1인당 51ℓ의 맥주를 마실 것"이라는 맥쿼리증권의 분석을 토대로 맥주 제조업체 SAB밀러를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았다.
독일월드컵 기간에 15%의 매출 증가를 기록한 코카콜라와 음료수 용기 제조업체 렉샘도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점쳐졌다.
조진형/노경목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