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프리어닝시즌 대비…어떤 종목 고를까?

23일 코스피 지수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투자자들이 한 발 물러서 '프리어닝시즌'을 준비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프리어닝 시즌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의 영업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실적 전망치를 수정하는 시기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후반께 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 2분기 한국 기업실적 전망치 "빠르게 상승"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에프앤가이드 기준 2분기 한국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4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3분기 예측치인 25조5000억원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두 달전 예측치가 22조~23조원대였던 것에 비해 금액상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설명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1분기 기업실적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한 다음 오는 3분기까지 금액 기준으로 영업이익 개선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이 그나마 시장에는 유일한 위안거리이자 상승 동력일 것"이라고 진단했다.다만 실적전망치 상향 조정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2분기 실적 전망치가 3분기에 근접할 경우, 실적 기대 효과가 증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위세정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세계 악재로 투자심리가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에 지수는 상승폭이 제한된 박스권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막연히 경기에 대한 불안을 가지기보다 객관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한 업종별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과거와 비교해 실적 시즌의 긍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임동민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대표종목 100종목으로 구성된 'KRX100' 기준 한국 기업의 영업이익은 3분기까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순이익의 경우 지난 1분기가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이고, 3분기 실적이 변동성이 수반되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점도 부담요인"이라며 "실적 효과를 위한 종목선별 기준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문가들 "실적 개선과 함께 가격 매력 고려해야"

전문가들은 종목의 실적 개선세와 함께 가격 매력 등을 보다 면밀히 고려한 종목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관심업종으로는 IT(정보기술)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업종이 뽑혔다.신중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프리어닝 시즌을 앞두고 IT 및 자동차 업종에 대한 매매비중을 높여가야 할 시점"이라며 "2분기 이익기여도 측면에서도 자동차, 하드웨어, 반도체 등이 상위에 올라있어, 이들 업종 가운데서 종목선별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각 업종 내에서 2분기 실적증가율 기여도가 높고 최근 한달간 2분기 실적전망 변화율이 상향 조정된 종목들을 골라, 이 중 12개월 이후 EPS(주당순이익) 증가율 대비 PEG(주가수익성장비율)이 1 이하인 종목군을 선별했다고 전했다. 관련 종목은 한일이화, 한미반도체, 인터플렉스, 에스에프에이, 현대차, 삼성전기, 서울반도체, 삼성전자이다.

임 애널리스트는 "실적개선과 이에 따른 저평가는 매수기준의 필요조건이고, 주가반영 여부는 충분조건이 될 것"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 증가 전망과 함께 경험적 저평가, 올해 주가소외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 12개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해당종목은 포스코, 현대산업, GS건설, 희림, 안철수연구소, LG패션, 에스에너지, 코텍, 신세계, NHN , S-Oil, 하이록코리아, 현대하이스코, 웅진씽크빅이다.아울러 기업들의 수출 실적을 고려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위 애널리스트는 "수출 증가가 지난달에도 이어져 주요 수출주의 실적 모멘텀(상승요인)에 의한 투자를 고려할 만 하다"며 "2분기 실적 시즌이 다가오는 만큼 IT, 자동차 관련 부품주의 이익 모멘텀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