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로 주목받는 e북시장…교육업체들 속속 도전장

웅진, 올해 콘텐츠 1000종 공급
삼성출판사도 유아용 준비
교육업체들이 애플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다시 주목받는 전자책(e북) 시장에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교육업체들과 전자책 대중화를 위해 콘텐츠 다양화에 나선 유통사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9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웅진씽크빅은 올해 e북 콘텐츠 1000종을 공급하고,2012년까지 2000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유통사 등과 실무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구색 갖추기식' 확장보다는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신간과 베스트셀러 위주로 공급해 연 매출 70억원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아동도서 전문 출판업체인 삼성출판사는 텍스트 기반 전자책을 이미 보급했고 아이패드,아이폰 등에 대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공도 준비 중이다. 이르면 오는 8월 유아용과 성인용 단행본을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첫 출시하고 연말부터 공격적으로 콘텐츠를 늘릴 방침이다. 유아 · 아동도서 비중이 70%에 달하는 이 회사는 종이와 스마트폰 앱을 결합한 형태의 책도 제작할 계획이며 전자책 전담부서를 별도로 구성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삼성출판사 관계자는 "요즘 어린이들은 아이폰을 장난감처럼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세대라 e북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적으로 콘텐츠 제공자로 위상을 다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자책 단말기 '비스킷'을 판매 중인 인터파크 관계자는 "교육 콘텐츠는 아직 어학교재 위주이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아 콘텐츠 확보를 위해 다양한 교육업체,출판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도 전자책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일본 초교 교과서 작품선','여자라면 힐러리처럼','스물 일곱살 이건희처럼','윤동주 시집 산문집' 등의 콘텐츠가 다운로드 상위권에 올라 있다. 유료(4~6달러)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폰과 아이팟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어 전자책에 특화한 단말기인 '아이패드'가 순항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교육업계에서 e북 시장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성공 가능성에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여서 2000년대 초반 반짝했던 PC 기반 전자책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존재하고,유통사와의 수익 배분 문제가 말끔히 정리되지 않은 탓이다.

'마법천자문' 일부 응용판을 비롯해 200여종의 전자책을 공급 중인 출판사 '북21'의 이유진씨는 "판매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초기 시장이어서 내년쯤 돼야 성패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