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4대강 민심 수용할 것" 김무성 교섭단체 대표연설

임시국회서 개헌특위 구성 제안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9일 6 · 2 지방선거 패배를 자인하며 "국민들의 뜻에 부응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당을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선거 패배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했지만 경제위기의 그늘에서 고통 받는 서민들의 아픔을 모두 어루만지지는 못했다"고 자성했다. 이어 세종시 · 4대강 사업 등 논란의 대상이 돼온 주요 국정과제를 '일방적 추진'이 아닌 '국민 눈높이'에 맞춰 유연하게 추진할 뜻을 피력했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 국민과 충청도민의 뜻을 존중해 합리적 방향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6 · 2 선거에서 여당에 패배를 가져다 준 민심을 정책 추진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종교 · 시민 · 환경단체를 찾아가 만나겠다"면서도 "대운하와는 무관하다. 찬성 · 반대하는 분들 모두 '중단이냐, 강행이냐'의 이분법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말해 일관성 있게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원내대표는 "1987년에 탄생한 지금의 헌법은 이제 시대 변화와 국민적 요구를 담아내는 데 명백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개헌특위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개헌특위 구성 제안에 대해 "논의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정쇄신이 우선"이라며 "세종시 · 4대강 사업 문제 등 각종 현안이 있는데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 새로운 이슈를 제기해 덮고 넘어가려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