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IT 업체, 서울대 '앱' 대회 출동

우수 앱 11개팀 선정…아이디어 얻고 인재도 '찜'
삼성전자 및 LG전자,SK텔레콤 등 정보기술(IT) 기업 관계자들이 10일 서울대 학생회관에 모였다. 이날 열린 '제1회 서울대 모바일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를 후원하기 위해서였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가 기획한 이 대회는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는 국내 앱 개발을 활성화하고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열렸다. 65개 지원팀 중 1차 심사를 거친 11개 팀이 현장 시연 등을 통해 우수 앱으로 선정됐다.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이날 대거 참석한 것은 후원이라는 표면적 이유 외에 우수 앱과 인재 발굴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정옥현 LG전자 전무(MC사업본부)는 "기업인으로서 그동안 현장 경험과 향후 스마트폰 시장 전망 등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싶어 직접 나왔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대학생들이 많이 나와 늦어도 내년 중반기엔 국내 기업들이 애플 등 미국 기업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상을 받은 '서울대 생활정보 앱'은 학교 생활에 필요한 전반적인 정보를 한꺼번에 담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교내 식당 정보와 도서관 장서 검색,캠퍼스 지도,길찾기,시간표 서비스 등을 담아냈다.

식당 관련 기능의 경우 교내 모든 식당 목록과 그날의 메뉴가 들어있다. 또 각 메뉴의 맛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 정보도 수록됐다. 캠퍼스 지도 기능은 가까운 교내 버스정류장의 버스 도착 시간을 안내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3차원으로 목적지까지 안내받을 수 있게 해 심사위원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 앱을 개발한 와플스튜디오팀 고재희씨(컴퓨터공학부 4학년)는 "오늘은 대학생들을 위한 무료 앱으로 상을 받았지만 관련 기업들과 연계해 조만간 수익형 앱도 개발할 계획"이라며 "스마트폰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앱은 대학생들에게도 사업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향후 사업화가 가능한 앱에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동영상 녹화 기능으로 스마트폰을 차량용 블랙박스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든 '아이블랙박스 앱'이 눈길을 끌었다.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TV 등 디스플레이에 연결해 큰 화면으로 구현할 수 있게 한 'UI스위처 앱' 등도 기업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스마트폰으로 소형 무인 헬리콥터를 조종할 수 있게 만든 앱 등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앱에 대해서도 기업인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동신 파프리카랩 대표는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새로운 앱이 많았다"며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앱들은 회사 차원에서 상업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각 기업은 대학생들의 앱 개발 지원을 더욱 늘린다는 예정이다. 진헌규 SK텔레콤 매니저(Data 사업본부)는 "향후 대학생 등이 참가하는 공모전을 두 차례 정도 더 개최하는 등 앱 개발자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도 최근 발족한 모바일 앱 센터(이상구 센터장 · 컴퓨터공학부)를 중심으로 내달부터 앱 개발자 과정을 운영,일반인도 무료로 수강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