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제학] TV중계권료만 3조4천억원…FIFA, 4조5000억 수입 '대박'

월드컵과 '돈'
누적 시청자 300억명 예상
입장권 수익은 3160억원
축구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다. 등록선수만 2억5000만명.동호인은 수억명에 이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승인 축구 클럽도 60만개를 웃돈다. '축구의 꽃'인 월드컵은 올림픽 못지않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다. FIFA 회원국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 205개)와 국제연합(유엔 · 192개)보다 많은 207개국이다.

◆누적 시청자 300억명 달할 듯월드컵 시청자 수의 변화만 봐도 축구 열기를 한눈에 알 수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의 누적 시청자 수는 260억명을 넘었고 결승전은 7억명에 가까운 축구팬이 시청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도 아프리카의 높은 관심으로 누적 시청자 수가 300억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현대차는 아프리카에 축구공 100만개를 나눠주는 드림볼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아디다스는 12개 대표팀을 후원하며 용품 시장에서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 코카콜라와 소니는 각각 역동적인 FIFA 파트너,첨단 IT(정보기술)가전의 선봉장 이미지를 심고 있다.

비후원사들도 각종 광고에 월드컵을 활용한 앰부시(매복)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 중간의 TV 광고부터 경기 광고판,유니폼,공,음료수까지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이라면 어디든 제품의 상표와 기업 브랜드가 달라붙는다. "붉은 물결 속에 기업들의 브랜드만 남는다"(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후 월드컵은 회를 거듭할수록 전 지구인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970년대 이후 스포츠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중계권 스폰서십 등이 월드컵을 떠받치는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정희윤 스포츠산업경제연구소 소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축구 마케팅 활동은 갈수록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번 대회가 열리는 아프리카와 차기 개최지(브라질) 남미도 월드컵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FIFA "해마다 월드컵만 같아라"


FIFA가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벌어들일 총수입은 36억달러(4조5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6 독일월드컵 때의 총수입(23억달러)보다 50%가량 늘어난 규모다. FIFA는 번 돈을 상금과 대회 운영비용,207개국 협회 지원금 등으로 돌려준다. 최대 수입원은 TV 중계권료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의 TV 중계권료는 27억달러(3조4000억원)에 달한다. 2006 독일월드컵의 TV 중계권료 20억달러보다 30%가량 늘었다. FIFA는 현대 · 기아차 소니 에미레이트항공 등 6개 파트너 기업으로부터 4년간 6억달러(7000억원)를 챙긴다.

입장권 수입은 2억5000만달러(3160억원)로 예상된다. 개막전과 준결승전,결승전 티켓은 다 팔렸다. 잉글랜드 브라질 등 팬들의 관심이 높은 경기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개막 하루 전까지 입장권(301만장) 예매율이 97%를 넘어선 상황이다. 대회 직전 암표 값도 최대 5배까지 치솟았다. 오는 25일 열릴 G조 예선 최종전 브라질과 포르투갈 경기의 입장료는 평균 550달러로 뛰었다.

남아공이 월드컵 개최로 얻는 경제 효과도 어머어마하다. 남아공 정부는 대회 준비 기간에 일자리 15만9000개가 생기고 월드컵 덕분에 GDP(국내총생산)가 213억달러(25조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40만명에 가까운 여행객이 월드컵 기간 동안 남아공을 찾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