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플레 경고등…소비자물가 3.1% 올라

산업생산ㆍ투자는 둔화
금리인상 당분간 힘들 듯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9개월 만에 최고치인 3.1%를 기록,중국 정부의 통제 목표치인 3.0%를 넘어섰다. 반면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소폭 둔화돼 물가상승 속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식품 가격의 오름세(6.1%)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0.3%포인트 증가한 3.1%를 기록했다고 11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전월보다 0.3%포인트 높은 7.1%로 치솟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생산자물가 급등은 결국 제품가격에 반영돼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며 "당분간 중국의 물가오름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3.0%로 설정했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평균 상승률은 2.5%로 정부의 통제 범위 안에 있지만 최근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집값이 계속 뛰고 있어 물가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 70개 주요 도시의 지난달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12.4% 올랐다. 전달보다 상승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신규 대출도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6000억위안을 넘어선 6394억위안에 달했다.

반면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는 증가세가 소폭 둔화됐다. 지난달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달(17.8%)에 못 미치는 16.5%로 내려갔고,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8개월째 줄어들며 25.9%를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달 소비 증가율은 18.7%를 기록,전월보다 0.2%포인트 오름세를 보였다.

JP모건 홍콩 사무소의 잭 자오 연구원은 "산업생산 증가율 등이 소폭 둔화됐지만 수출 증가율이 6년 만에 최고치인 48.5%를 기록하고 소비도 늘어나고 있어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이보다는 물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어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변수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우리강 ANZ뱅킹그룹 연구원은 "중국 경제는 여전히 과열 순환구조에 놓여 있으며 정부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가라앉히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리밍예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본격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물가상승 속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필요성은 높지만 정부가 금리 인상 카드를 쉽게 꺼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