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미국 동점골…골키퍼 실책? '자블라니' 희생자

잉글랜드가 2010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의 희생양이 됐다.

로버트 그린 잉글랜드 골키퍼가 미국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잉글랜드와 미국은 13일 로열 바포켕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C조)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미국은 당시 최강으로 꼽히던 잉글랜드를 1-0으로 꺾으며 이변을 일으켰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고 있는 잉글랜드가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60년 전의 패배를 되갚을 기회를 잡은 것이다.

경기 초반 잉글랜드의 설욕이 순조로울 듯 보였다. 잉글랜드는 전반 4분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가 공격수인 에밀 헤스키의 패스를 받아 슛한 볼이 그대로 득점에 성공하며 앞서나갔다.

전반 내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던 잉글랜드는 전반 40분 잉글랜드의 골키퍼 로버트 그린의 수비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린 골키퍼는 전반 40분 미국의 공격수 클린트 뎀프시가 시도한 왼발 중거리 슛을 다소 어정쩡하게 구부린 자세로 잡으려 했고 슛을 막는 데 성공하는 듯했다.그러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베테랑 골키퍼도 자블라니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에는 어쩔 수 없었다.

쉽게 잡는 듯 했던 볼은 그린의 왼손을 맞고 이내 골문을 향하며 그대로 미국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그린이 다급하게 몸을 날려 골문으로 굴러가는 볼을 잡으려 했지만 한발 늦었다.

경기 직후 미국의 팀 하워드 골키퍼는 "그린은 경기 내내 뛰어난 선방을 보여줬다"며 "자블라니는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동점골이 그린의 실책이 아닌 공인구 자블라니 때문이라고 지적한 것이다.한편 잉글랜드는 미국과의 A매치 상대 전적에서는 7승1무2패로 우위를 지켰지만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는 1무1패로 열세를 기록했다.

잉글랜드는 오는 19일 새벽 3시 30분 알제리와 조별 예선 2차전을 치른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