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읽는 경제] 韓銀 총재가 말한 'GDP갭' 플러스 의미는

실제-잠재 GDP 간 격차 경기·인플레 지표로 활용
플러스땐 물가상승 가능성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국내총생산(GDP) 갭(gap)이 하반기에는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 안정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GDP갭은 한 나라의 경제가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능력인 잠재 GDP와 실제 GDP의 격차를 뜻하는 것으로 경기의 과열 또는 침체 여부와 물가 상승 압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GDP갭이 플러스라는 것은 실제 경제 활동이 잠재 GDP보다 높은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반대로 GDP갭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물가 상승 우려는 적지만 경제가 잠재 GDP에도 못 미칠만큼 침체돼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실제 GDP만 발표할 뿐 잠재 GDP는 밝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GDP갭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다. 그러나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자체적으로 잠재 GDP를 추정해 GDP갭을 산출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GDP갭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플러스를 유지하다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지난해 2분기부터 빠르게 회복, 올해 들어서는 김 총재의 말대로 GDP갭이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8.1%에 달해 분기 기준으로는 GDP갭이 이미 플러스가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GDP디플레이터도 물가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로 많이 쓰인다. 명목 GDP는 해당연도의 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실질 GDP는 명목 GDP를 기준연도의 가격으로 환산한 것이다. 물가 상승률이 높을수록 GDP디플레이터가 높게 나온다. 1분기 GDP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3.3% 올라 상승률이 전 분기의 3.0%보다 높아졌다. 공철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GDP디플레이터 추이에 따르면 물가 상승 압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통화량 증가율과 실물 부문 거래액 증가율 간의 격차인 초과유동성 증가율,장기 균형통화량과 현재 통화량의 차이를 나타내는 유동성 갭률 등을 통해서도 물가 상승 압력을 평가할 수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