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ELF의 추락…수수료 탓?

최근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과 달리 ELS에 투자하는 주가연계펀드(ELF)는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ELS의 총 발행 규모는 8조7429억원로 전년 동기(2조9823억원)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발행 건수 역시 1203건에서 3701건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ELF는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증권 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ELF 설정액은 8조3270억원으로 1년 전(15조9064억원)에 비해 절반으로 급감했다. 2788개에 달하던 ELF 수도 1년 사이 2257개로 줄었다. ELF가 투자 대상인 ELS의 인기에 편승하지 못하고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은 '펀드'라는 특성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자산운용사의 ELF를 통해 ELS에 간접 투자할 경우 투자비용이 증가한다는 점을 꺼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증권사는 ELS를 발행하면서 별도 수수료를 책정하지 않는 대신 조기 및 만기 상환시 기대수익률을 초과해 발생한 수익을 수수료로 받는다. 반면 ELF는 운용보수 판매보수 등으로 투자액의 대략 연 1.3~1.5%를 수수료로 물린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ELF는 올 들어 펀드 환매 사태의 영향을 받은 데다 펀드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아 투자자들이 ELS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모 ELF의 경우 설정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운용사들이 ELF 설정에 적극 나서지 않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2월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운용사들은 한 ELF에 적어도 증권사 4곳이 발행한 ELS를 분산해 담아야 하는 데다 증권신고서 제출 등의 의무도 생겨 펀드 설정까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ELS는 펀드가 아니어서 주가 흐름에 따라 1~2일 만에도 발행이 가능하지만 ELF는 한 달 정도 걸린다"며 "한 달 이후 주가 흐름을 미리 예측하고 그에 맞는 기대수익률을 가진 ELS를 선택하는 게 힘들어 운용사들이 예전만큼 ELF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