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中ㆍ인도 중심 아시아 수요 급증…2013년까지 석유화학 '슈퍼싸이클'

2008년 하반기 이후 세계 금융위기로 준공이 미뤄졌던 중동 및 중국 등의 신 · 증설 설비들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 사이 집중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에틸렌 기준으론 2008년 대비 약 10% 증가한 연간 1290만t에 이른다. 이에 따라 세계 석유화학업계에서는 2005년 이후 지속돼 온 해묵은 공급 과잉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중국,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수요 성장이 오히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엔 수익성을 높이는 기회를 제공했다. 북미 및 유럽의 노후설비 폐쇄 및 낮은 가동률 등 공급 제약 요인도 한몫을 했다. 중동 및 중국의 대규모 신 · 증설이 일단락된 데다 신 · 증설 예정 설비물량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어 올 하반기 이후 2013년까지 세계 석유화학 설비는 예전에 비해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과거 2년 평균 세계 에틸렌 기준 연평균 공급 증가율은 4.9%였으나,향후 3년 평균은 2.8%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요는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성장 견인으로 향후 연평균 4.3%로 성장할 것으로 보여,같은 기간 세계 석유화학 설비 가동률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인구구조상 30~50대가 전체 인구의 50%에 근접하고 있어 소비 여력이 높은 데다 중국 정부 또한 수출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내수 확대를 통한 성장 정책으로 변화하고 있어 급격한 내수 성장이 예상된다. 석유화학산업의 대표 제품인 폴리에틸렌(PE) 내수시장의 경우 지난해 전년 대비 37% 성장했으며,올해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PE의 수요성장률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비슷한 곡선을 그리지만,급격한 내수 확대가 일반적인 수요 성장을 뛰어넘는 모습이다.

인도 또한 지난해 이후 자동차산업을 필두로 제조업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높은 GDP 증가를 바탕으로 내수 증대가 동반되고 있다. 과거 유럽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 대륙 전체의 성장을 견인했던 것처럼,앞으로는 중국과 인도가 아시아 전체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 확산으로 세계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이미 유럽지역은 이전부터 인구 고령화와 제조업 감소세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던 터라 총 수요 관점에서 보면 영향은 제한적이다.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등 수요 정체 국가들의 경제에 대한 우려는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를 장기화시킬 가능성이 높아 시차를 두고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잠재성장 여력이 높은 아시아의 수요를 가속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세계 석유화학 업황은 2003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슈퍼 사이클'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를 시작으로 향후 2013년까지 석유화학 업황은 또 다른 '뉴 빅 사이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엔 새로운 번영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