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형펀드 포트폴리오] 中ㆍ홍콩ㆍ인도 '몰빵'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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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마켓 편중 안돼…선진국ㆍ글로벌 펀드 비중 높여야
일부는 환리스크 노출형 펀드 분산…환율변동 위험 축소를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4월 이후 주춤한 가운데서도 해외 주식형펀드에 대한 환매는 그치지 않고 있다. 주변에서도 "중국 펀드에 투자했다 반토막이 났다" "3년 전에 넣은 이머징 펀드가 아직도 원금 이하다" 등 실패담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성향의 문제점과 해결방법을 짚어보고, 최근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환율 문제와 관련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자.
◆포트폴리오 투자 무시한 지역 선택올해 1월 금융투자협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면서 특정지역에 집중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말 현재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중 75.7%(이하 복수응답)가 중국과 홍콩에 집중돼 있었다. 그 다음으로 동남아시아 15.3%,인도 13.5%로 상당부분이 아시아 지역의 이머징마켓이다.
개인적으로는 공포스럽다고까지 느껴졌다. 투자의 기본 중에 기본으로 자산을 여러 군데 나눠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투자에 철저히 위배되는 모습이다.
포트폴리오 투자란 그저 단순히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가 아니다. 가능한 여러 지역에 투자하되 투자위험에 따라 자산 배분을 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위험한 곳에 대한 투자는 가능한한 줄이고 안전한 곳에는 투자 비중을 높여 전체적으로 위험은 낮추되 수익을 취해야 한다는 원리인 것이다. 그런데 옆의 그림에 보여지는 것과 같은 포트폴리오 투자전략은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아주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오히려 위험 지역 펀드에 몰리면서 전체 투자자산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해외투자 펀드 비중을 전체 자산에서 얼마나 가져가야 할지는 고민해 볼 문제다. 사실 여기에는 정답이 없다. 나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30대를 기준으로 전체 투자 비중의 30% 안팎을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100에서 스스로의 나이를 뺀 60~70% 정도를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만큼 이 중 절반 정도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그 30% 안에서도 지금과 같이 이머징마켓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보다 선진 금융시장이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것이 자산 구조를 건전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환율 전략도 잘 짜야
해외펀드는 원화를 외화로 바꿔서 다른 나라 자산시장에 투자하는 것이다 보니 투자자들로서는 환율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가령 앞으로 투자 대상국가의 통화와 비교해 원화가치가 올라갈 경우 투자 자체에서는 수익이 나더라도 막상 원화로 환산한 수익률은 뒷걸음질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은 "다른 어떤 경제 변수보다도 더 많은 환율 예측 자료들이 있을 수 있으나,성공적인 결과를 얻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며 "국가 간 금리 차이,생산성 차이,대외수지 적자 등이 환율 동향에 대한 설명을 위해 이용되지만 1~2년 이상의 기간에 대한 환율 예측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유용한 자료는 사실상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우리는 우리 통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통화의 환율을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모형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연구했다"며 "그러한 연구가 최고의 수익성이 있는 투자는 아니지만,분명한 것은 환율의 예측이 정말로 어렵다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즉 "환율은 귀신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특정 국가에 투자한다는 것은 그 나라가 앞으로 경제적으로 더 발전할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만일 안전장치를 걸어 두기 위해 환헤지를 한다면 리스크는 줄일 수 있겠지만 그만큼 환차익은 얻을 수 없게 된다. 이왕에 해당 지역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투자한다면 앞으로의 환차익까지 기대하면서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환율에 대한 걱정이 남는다면 그나마 가장 좋은 방법은 해외 주식형 펀드의 일부를 환리스크 노출형 펀드로 전환해 매월 일정금액을 나눠 투자하는 것이다. 환리스크 노출형 펀드에 매월 일정금액을 나눠 투자한다면 환율 변동의 위험이 줄어들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는 해당 지역의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과실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환율과 관련된 해외 주식형펀드 투자 전략에서 투자자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수밖에 없다. 올라가는 해당 국가의 경제에 올라타 주가 상승과 함께 해당 통화 상승에 따른 차익도 얻을 것인가,아니면 언제일지 모르는 해당 국가의 경제 침체에 대비해 환헤지를 하느냐이다. 개인의 투자 성향과 해당 국가의 경제 전망에 대한 확신에 따라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가 갈릴 것이다.
김균 아이니즈컨설팅 연구소장 sjungw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