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난 중기인] 이용흥 월드원하이테크 회장 "냉ㆍ난방에 '공기열' 활용…연료비 70% 이상 절감"

"공기가 갖고 있는 열을 냉난방에 활용할 수 있는 그린에너지 시대가 열렸습니다. 공기열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데 성공한 만큼 회사를 세계적인 그린에너지 기업으로 키울 것입니다. "

이용흥 월드원하이테크 회장은 최근 주상복합건물의 냉난방에 공기열을 열원으로 활용하는 '공기열히트펌프시스템'의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열을 끌어올리는 히트펌프는 열원(공기 물 지열 태양열)에 따라 방식이 결정된다. 공기열히트펌프시스템은 공기열을 열원으로 하는 것으로 증발 압축 응축 팽창의 과정을 거치면서 냉매가 순환,열 교환을 통해 열에너지를 이동시킨다.

따라서 공기를 압축하면 온도가 올라가고 공기를 팽창시키면 온도가 떨어지게 된다. 이 과정의 반복으로 냉난방을 할 수 있다.

공기열 히트펌프시스템인 '엑서지21(Exergy-21)'이 설치돼 가동에 들어간 주상복합건물은 서울 신대방동에 위치한 지상 29층 보라매 삼성옴니타워.이 곳에는 오피스텔과 아파트(72가구)가 입주해 있으며 연면적만 5만6100㎡ 규모에 이른다. 이 회사는 엑서지21을 2005년에 설치해 아파트의 난방과 급탕을 제공했다. 이어 지난 1년간 오피스를 포함한 전층에 추가 시설을 완료하고 냉방과 난방,급탕의 공급이 가능하도록 추가설비를 했다. 60마력 짜리 '엑서지21' 12대를 시설하는데 모두 20억원이 투입됐다. 이 회장은 "기존에 설치돼 있던 냉온수기 보일러 기름탱크 등을 모두 떼어내고 엑서지21로 대체해 주상복합건물의 냉난방에 성공함으로써 에너지 절약 신기원을 이루게 됐다"고 강조했다.

삼성옴니타워는 엑서지21을 설치한 뒤 경제적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우선 온수 냉난방이 24시간 일정하게 공급되고 오일탱크 가스입관시설 굴뚝설비 냉각탑 등을 떼어내 주거환경이 좋아졌다. 게다가 기름 가스 등을 보관할 필요가 없어 폭발이나 화재위험이 없으며 증발기를 통한 지하공기 순환으로 지하 주차공간도 쾌적해졌다. 이뿐만 아니다. 엑서지21을 사용하면 통상 54%의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는데 심야전기를 사용할 수 있어 최대 73%까지 연료비 절감이 가능하다.

실제 이 아파트는 세대당 260㎡ 이상(80평형대)으로 월 9만원대의 난방비가 나와 ㎡당 1603원꼴이다. 하지만 인근의 같은 규모 아파트의 난방비는 ㎡당 5662원으로 삼성옴니타워의 난방비가 70% 이상 저렴하다는 분석이다. 전국중앙난방아파트의 ㎡당 평균 난방비 4252원보다도 적다. 엑서지21은 전기보일러 대비 76%,가스보일러 대비 74%,기름보일러 대비 82% 정도 난방비가 덜 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장은 "공기열히트펌프인 엑서지21의 가장 큰 특징은 바닥 난방을 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히트펌프를 이용해 소규모 난방을 한 사례는 많지만 삼성옴니타워처럼 대규모 건물의 온돌 난방에 성공한 것은 우리 회사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외부 온도의 큰 변화에 관계없이 습도상태를 제어하는 기술을 이용해 60도의 온수와 7도의 냉수를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한 것이 상용화 성공의 열쇠였다"고 덧붙였다.

엑서지21은 아파트 연립주택 콘도 호텔 온천 목욕탕 양어장 사무용빌딩 체육시설 병원 공항 영화관 백화점 등 모든 곳에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엑서지21은 좁은 공간에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어 오일탱크 등을 갖춰야 하는 기존의 냉난방 설비가 차지하던 공간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장은 그린 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제언도 했다. 현재 공기열원히프펌프의 경우 유럽은 2008년 말부터,일본은 지난해 8월부터 신재생에너지 품목에 포함시켜 국가차원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국내는 그렇지 않다는 것.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공기열원히프펌프를 신재생에너지 품목에 포함시켜 보급 확산을 통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