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에 사업 아이템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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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회장대회 참석차 방한"참정권만 인정받으면 뭐합니까. 정작 투표할 장소는 없어요. 해외 교민들이 한국대사관이 아닌 어디에서라도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박정길 아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
'2010 세계한인회장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박정길 아중동한인회총연합회 회장(65)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주한 대사관이 있는 쿠웨이트의 경우 교민들은 투표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지만,대사관이 없는 이웃나라 바레인의 200여명 교민들은 선거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비행기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쿠웨이트에 와서 투표를 할 바레인 교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교민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이나 우편을 통해 투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현재 쿠웨이트에 거주하며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내 1만7000여명의 한인들을 대표해 연합회를 이끌고 있다. 박 회장은 현지에서 '고철 장수'로 통한다. 33년 전 한 무역회사에 근무하던 그는 뛰어난 영어실력 덕분에 쿠웨이트 지점장으로 뽑혀 현지에 부임했다. 그는 당시 재활용 시설이 없는 쿠웨이트에서 그냥 폐기하거나 버리는 막대한 양의 고철을 보고 폐기물 처리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2년 후 한국으로 돌아온 박 회장은 회사를 그만두고 혈혈단신으로 다시 쿠웨이트로 건너갔다.
박 회장은 "원자재 가격이 너무 비싸 한국 기업들은 많은 물량의 철과 알루미늄 등을 싸게 사기 위해 혈안이었다"며 "쿠웨이트에 버려진 고철을 한국에 팔면 돈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싸고 좋은 고철을 엄선해 한국과 인도 등에 수출하는 사업은 대성공을 거뒀다. 박 회장은 "쿠웨이트에는 아직도 많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며 "중동지역의 한인 1세대로 한국인들이 더 많이 와서 틈새 시장을 뚫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이날 개막한 '2010 세계한인회장 대회'는 18일까지 서울과 강원도 횡성 성우리조트에서 열린다. 올해로 11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700만 재외동포를 대표해 세계 76개국 380개 지역에서 380여명의 한인회장들이 참석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