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재건축ㆍ재개발도 미분양 '속앓이'

안양ㆍ광명ㆍ부천…서울서도 속출
과도한 무상지분…분양가 상승
건설사 "출혈수주 고민된다"
분양 시장에서 '알짜'로 통해온 수도권 재건축 · 재개발 단지 내 일반분양 아파트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집값 하락으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싸지면서 수요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탓이다.

15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작년부터 올 상반기 서울 · 안양 · 부천 · 광명 · 수원 등 수도권에서 공급된 재건축 · 재개발 단지 내 일반분양 아파트들이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주말 청약을 받은 수원시 권선동 '권선 자이e편한세상'의 경우 일반분양 물량 602채 가운데 276채가 미달됐다. GS건설과 대림산업 등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는 단지였지만 분양 시장 침체를 극복하지 못했다.

두산건설이 안양시 석수동에서 한신아파트를 헐고 짓는 '안양 석수역 두산위브'도 최근 185채를 3.3㎡당 1300만원대에 분양했으나 절반 가까이 미달됐다. 같은 지역에서 지난 3월 나온 '안양석수 하늘채'도 잔량이 생겼다.

앞서 광명시 철산3동에서 삼성물산 · GS건설이 지난 1월에 선보였던 '철산 래미안 자이'도 미분양이 발생했다. 철산주공 3단지를 2072채로 재건축한 대단지로 185채가 일반 분양됐지만 아직 팔리지 않은 물량이 적지 않다. 작년 말 고분양가 논란 속에 공급됐던 '고양 원당 e편한세상'도 잔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서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작년 11월에 공급된 '고덕 아이파크'는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할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회기동 '힐스테이트',용산구 동자동 '센트레빌 아스트테리움 서울',성북구 '보문 하우스토리',구로구 '온수 힐스테이트' 등 10여개 재건축 · 재개발 단지들이 미분양 물량 해소에 애를 먹고 있다.

건설사들은 연말까지 전국에서 9개 단지,716채의 재건축 후분양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지만 분양가를 주변시세보다 낮추지 않는 한 미분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건설사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조합 측이 과도하게 요구하는 무상지분율(기존 아파트 지분 대비 새로 지은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비율)을 수용할 경우 분양가가 오를 수밖에 없어 미분양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