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키워서 대박…경주마 헤지펀드 등장

금과 와인,미술품….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달려드는 헤지펀드 업계에서 이번엔 경주마가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투자자들을 모집하기 시작한 '플래티넘 호스 레이싱 벤처스 펀드'가 최근 미국 부호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의 유명 마주(馬主) 부부인 존 무어와 수전 무어가 주축이 돼 만든 이 펀드는 경주마의 대표적 품종인 '서러브레드' 암컷에 투자한다. 좋은 암말을 어릴 때 싸게 구입한 뒤 이 말이 각종 경마대회에서 우승해 유명해지거나 우수한 혈통을 유지하는 씨암말로 각광받게 되면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플래티넘 펀드는 자금 운용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최소 투자금을 50만달러로 제한하고 가입 후 3년간은 돈을 빼지 못하도록 정했다. 또 2%의 선수수료를 부과하고,펀드 수익의 20%를 운용자에게 줘야 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경주마 투자는 말을 잘만 고르면 투자 대비 몇 배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어 투자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무어 부부의 경우 2006년 15만달러에 사들인 경주마 '자프틱'이 2008년 미 뉴욕주 벨몬트 스테이크스 경마대회에서 1위를 하면서 몸값이 올라가자 지난해 11월 구입 가격의 10배가 넘는 160만달러에 팔았다.

하지만 경마업계 관계자들은 말에 대해 잘 모르는 투자자라면 경주마 펀드에 섣불리 나서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