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베스트 일레븐은?

"박지성이 삼성전자, 박주영이 현대자동차라고?"

삼성증권은 16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증시를 국가대표 축구팀과 비교한 보고서를 내놨다. 더불어 베스트 일레븐인 선수들과 비교될 만한 종목들을 선정했다.이 증권사 정명지 연구원은 "한국증시의 최근 성과가 양호한 점은 그리스전을 승리로 장식한 태극호와 견줄만하다"며 "깊이 있는 분석은 아니지만 태극전사의 월드컵 선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했다"고 전했다.

실제 국내 증시는 6월 한달간 3% 상승해 아르헨티나·네덜란드 등 우승 후보국가들에 뒤쳐지지 않는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B조 국가들의 2010년 예상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볼 때 한국은 16강도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한국의 명목 GDP는 9900억 달러로 나머지 3개 국가(아르헨티나, 그리스, 나이지리아)를 합친 것 보다도 큰 수준이다. 팀 경쟁력만 놓고 본다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높은 셈이라고 정 연구원은 강조했다.◆한국증시 베스트 일레븐…수비진

한국은 4-4-2 전술을 들고 나왔다. 따라서 수비진은 포백라인이다. 왼쪽부터 이영표·이정수·조용형·차두리가 버티고 서있다.

여기서 이영표는 현대건설이라는 것. 월드컵 3회 출전의 경험과 꾸준한 경기력, 사우디 리그에서 뛰며 오일달러를 벌어 들이는 산업 역군인 이영표다. 이는 한국 건설산업의 역사이며 오일달러를 벌어 들이는 대표기업인 현대건설과 비교할만하다는 얘기다.이정수는 골 넣는 수비수인데 이는 오리온과도 일맥상통 하다는 분석이다. 오리온은 음식료 업종으로 대표적 방어주지만 중국 소비시장이라는 아이템 장착으로 성장성(공격성)을 겸비했기 때문이다.

조용형은 부천 SK에서 제주 유나이티드 FC까지 순수 국내파로 수비지역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이는 전국 각지의 이마트 매장을 기반으로 한국증시 최고의 방어주로 손색이 없는 신세계와 닮아 있다.

차두리는 자동차로 치면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옵티머스 프라임 레벨이라는 분석이다. 최신의 순정 제품으로 무장해 하드웨어 측면에서 당할 상대가 없다고도 해석이 가능하다. 전 세계 자동차 부품 시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가장 잘 어울린다.◆한국증시 베스트 일레븐…미드필드

대한민국 국가대표 미드필드진은 박지성·김정우·기성용·이청용이다.

박지성은 삼성전자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평가다. 박지성은 월드컵 3회 연속 골, 세계 최고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일원으로 대한민국 축구의 아이콘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핸드셋·디스플레이 등의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멀티플레이어다.

대한민국 군인인 김정우의 연봉은 약 95만원 수준이다. 아르헨티나 공격의 선봉인 메시의 연봉은 142억원.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투입단가 대비 최고의 효율을 자랑한다는 점에도 엔씨소프트와 비교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2009년 기준 영업이익률 44%, 자기자본이익률(ROE) 35%의 경이적인 효율성을 기록하고 있다.

기성용은 공격진에 대한 원활한 볼 배급이 특기인 점으로 비루어 볼 때 대한항공과 비교될 수 있다는 것. 대한항공은 대한민국 수출 기업들의 제품을 세계 각지로 배급하고 있다.

체격은 작지만 뛰어난 축구 센스를 자랑하는 이청용은 제일모직과 닯아있다는 평가다. 이청용은 프리미어리거로의 성공적 변화했고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제일모직은 의류회사에서 전자재료 기업으로의 성공적 변화했고 삼성그룹 미래 성장동력 중 소재 분야의 핵심기업이다.

◆한국증시 베스트 일레븐…투톱·골키퍼

국가대표팀의 투 톱은 박주영과 염기훈이다. 이에 해당하는 기업은 현대차와 삼성전기로 비교했다.

박주영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부동의 최전방 공격수다. 한 때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으로 국내용 혹은 아시아용이라는 오명도 있었으나 프랑스리그 AS모나코에서 부동의 원톱으로 성장했다. 현대차 역시도 비슷한 역사를 지녔다. 내수시장에서의 막강한 위상에 비해 과거 수출시장에서의 부진으로 국내용이라는 비아냥거림에 시달렸다. 그러나 금융위기를 기회 삼아 미국과 신흥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염기훈은 삼성전기와 견줄만하다는 평가다. 염기훈은 1인자는 아니지만 그리스전 11.4km를 뛴 엄청난 활동력과 부지런함을 자랑하고 있다. 미드필드진의 지원이 담보된다면 스타 등극도 가능한 상태다. 이는 일본 기업들에 뒤져 설움을 겪다 MLCC 부분 세계 수위권으로 등극한 삼성전기와 비슷하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발광다이어드(LED) 부문 세계 1위로 도약을 앞두고 있다.이 밖에도 태극호의 최후방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골키퍼인 정성룡은 현대해상이라는 비교다. 벤치설움을 단숨에 날리고 태극호의 철벽 수문장으로 등극한 정성룡이다. 그럴일은 없겠지만 만약에라도 수비진이 사고(?)를 칠 경우를 대비한 보험이 적절하다는 평가다. 현대해상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수비진 실수 빈도로 비유) 안정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에 적절하는 해석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