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업체 제품 직접 운송"…'유통공룡' 월마트의 횡포?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공급업체들의 제품 운송을 직접 수행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공급업체들과 협상에 착수했다. 물류비를 낮춰 제품가격 인하를 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다른 소매업체들의 물류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비즈니스위크 최근호에 따르면 월마트의 켈리 아브네이 운송담당 부사장은 올초부터 4000여개 미국 매장과 샘스클럽에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업체들과 만나 이 문제를 협의했다. 월마트는 물류비용을 절감해 제품 단가가 낮아지면 판매가 늘어나 제조업체들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품 공급업체들의 운송사업을 모두 가져오면 월마트는 6500대의 트럭과 5만5000대에 달하는 트레일러의 효용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잡음이 빚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비용 절감 규모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월마트와 공급업체 간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구매력을 지닌 유통업체의 횡포로 제조업체들이 자칫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제품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보유 트럭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결국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늘어난 물류비용을 다른 소매업체에 떠넘겨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동일 점포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월마트가 판매 부진을 비용 절감으로 메우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