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나는 박주영·기성용 브라질 등서 '조기 유학'

선진축구 익혀 주전 활약
日선 나카타·미우라 등 즐비
'축구에서도 역시 조기 유학파가 세네.'

축구 선진국으로 불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이탈리아 잉글랜드.이들 나라에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이른바 '축구 변방'의 유망주들이 유학을 온다. 어려서부터 축구를 체계적으로,과학적으로 배우고 '큰 물'에서 세계 축구를 보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다. 한국선수 가운데 유학파의 성공 주자는 기성용(셀틱 FC) 박주영(AS 모나코)이다. 기성용은 축구감독이던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중학교 때 호주로 축구 유학을 떠나 약 5년간 그 곳에서 머물렀다. 그래서 축구는 물론 영어 실력도 뛰어나다. 경기 중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심판과 영어로 대화할 수 있고 스코틀랜드에 진출해서도 동료나 구단직원들과 소통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스코틀랜드의 명문 셀틱 FC에서 활약 중인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명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잉글랜드)와 닮았다 해서 '기라드'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기성용은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박지성과 호흡을 맞춰 한국의 첫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주영은 고등학교 시절인 2001년 프로구단 포항스틸러스의 후원으로 브라질에 1년간 축구 유학을 갔다왔다. 브라질에는 여러 형태의 축구 전문기관이 있다. 박주영이 택한 곳은 브라질 사설 축구학원이었다. 박주영은 그 덕분에 국가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성장할 수 있었고 지금은 프랑스 프로축구에서 간판스타로 뛰고 있다. 허정무 감독이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을 앞두고 박주영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른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팀 23명 가운데 남미축구 스타일을 가장 잘 아는 선수가 바로 박주영과 박지성이다.

국가대표를 거쳐 러시아 프로축구팀에서 활약했던 이호도 브라질에서 유학한 케이스다. 또 청소년대표를 지낸 이진호,프랑스 프로축구에서 활약하며 '제2의 박지성'으로 불리는 남태희,스위스 2부리그 FC 보메 소속의 유욱진도 브라질 유학파다. 프랑스 FC 메츠의 강진욱과 어경준은 유럽에서 공부했다. 일본축구의 역대 간판 스타 중에도 유학파 출신이 많다. 일본축구의 '전설'로 불리는 미우라 가즈요시,90년대 일본축구를 빛냈던 이하라,일본축구 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되는 나카타 히데토시,나카자와 등이 브라질 유학파다.

중국은 한국 일본 북한에 뒤떨어지는 기량을 만회하기 위해 협회나 구단,성이나 시 차원에서 매년 50명 정도씩 단체로 브라질에 유학을 보낸다. 중국 축구가 최근 한국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도 유학파들의 활약 덕분이다. 축구 변방 한국과 일본팀의 유학파들이 남아공월드컵에서 일을 낼지 주목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