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위원장 "출구전략 신중하게"

윌리엄 페섹 "금리인상 아직 일러"
"한국은 안주할 틈이 없다(윌리엄 페섹)." "세금은 위기가 끝난 걸 확인한 후 늘려도 늦지 않다(강만수 위원장)."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의 연사로 참가한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사진)과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가 "한국은 출구전략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 위원장은 16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기조강연을 맡아 "주요 경쟁국들이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한국은 탄탄한 정부 재정과 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최적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스몰 자이언트(한국형 강소기업)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 살림만 생각할 때가 아니라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속세율 완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는 동안 가장 아쉬웠던 점은 상속세율을 낮추지 못한 것"이라며 "전 세계가 열려 있는 상황에서 경영인에게 50%의 상속세를 내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 기반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상속세율 인하안이 통과돼야 한다"며 "'부자 감세'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한국의 가업 승계,경쟁력 승계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페섹도 "한국은 지금 성장성에 무게를 두고 오히려 기업의 혁신을 재촉해야 할 시기"라며 "금리 인상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 우려감이 커지는 시기"라며 "특히 한국은 재정수지 불안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보다는 휴대폰 등 한국의 강점 분야에서 혁신 위기가 닥치고 있다는 점을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600여명이 모여 미래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2010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이 이날 나흘 일정으로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막됐다. 중기중앙회가 '작은 거인들(Small Giants)을 찾아서'란 주제로 개최하는 올해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한국형 중소기업의 성공 비전을 실현할 전략을 논의한다.

제주=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