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지수 편입은 소문난 잔치?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여부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설령 지수 편입에 성공하더라도 그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수 편입을 계기로 외국인 수급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시장 참여자들로서는 실망스런 전망인 셈이다.MSCI를 추종하는 자금은 5조달러대로 추정되고 있고, 시장에서는 기관별로 금액에 차이는 있지만 편입 성공시100~200 억달러의 신규 자금 유입을 기대되고 있다.

현대증권은 17일 글로벌 펀드 절반 이상이 한국 시장을 이미 편입하고 있어 오는 22일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더라도 외국인 매수세가 일시에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 글로벌 펀드 내 한국 편입 펀드 비율은 선진+신흥시장(AC)추종 펀드에서는 80%에 가까운 비율을 보였고, 선진시장 지수인 MSCI World 지수 추종자금은 66%, 미국을 제외한 선진유럽이 중심이 되는 MSCI EAFE
지수 추종자금의 56%도 이미 한국을 편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펀드는 선진시장(DM) 투자 펀드와 신흥시장(EM) 투자 펀드, 선진시장(DM) + 신흥시장(EM) 투자펀드 등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추종 지수별로 차이는 있지만 선진시장에 투자하는 전체 글로벌 투자자의 67%가 한국을 이미 편입하고 있다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펀드 내 한국 투자 비중 역시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펀드들이 이미 시장 중립 이상으로 한국을 편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글로벌 펀드 내 한국이 이미 편입된 펀드들의 경우 한국 투자 비중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시장 중립 비중을 크
게 웃돌고 있다는 것.

MSCI AC World 지수 추종 펀드(3.42%) 뿐만 아니라 MSCI EAFE(2.58%)와 MSCI World(2.27%)지수 추종 자금들의 한국 투자도 시장 중립 비중을 크게 뛰어넘은 상황이다.

유 연구원은 "시장은 이번 MSCI 선진지수 편입 성공 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고 있지만 편입에 성공하더라도 외국인 수급이 시장 기대 수준에 못 미칠 수 있다"면서 "선진지수 편입 성공 여부보다는 한국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과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MSCI 선진지수 편입이 무산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MSCI 측 요구가 2년 전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의 협상과 비교할 때 지나치다고 판단해 거의 수용하지 못했고, 요청해 온 외국투자자 대상 해외 국가설명회(IR) 일정도 취소해 버렸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