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혼다처럼 생각하고 마쓰시타처럼 실행하라

경영의 맞수 | 닛케이벤처 엮음 | 권혁기 옮김 | 비즈니스북스 | 372쪽1만4500원
"만드는 사람과 파는 사람 그리고 사는 사람까지 모두가 기뻐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기업에서 이익이 나지 않는 것은 사회에 공헌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郞)와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알려진 바와 같이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 위에서 맨주먹으로 창업해 당대 최고의 기업을 일군 전설적인 일본의 '기업영웅'들이다. 도대체 그들에겐 어떤 DNA가 있기에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승승장구하는 것일까. 《경영의 맞수》는 각각 '혁신의 천재'와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두 사람의 성격부터 창업,경영철학,인재육성,기술관,위기관리 전략 및 인생철학에 이르기까지 8가지 범주를 비교하며 그들의 삶과 철학,경영 노하우를 읽어낸다.

우선 혼다 소이치로를 보자.그는 다른 사람,다른 회사를 절대 모방하지 않고 자체 기술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기술관을 견지했다. 기술개발에 관한 한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현장 근로자들을 늘 우선 배려했다. 사장실 대신 작업복 차림으로 공장으로 출근해 직원들과 자유롭게 토론하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중시했던 그는 "애사심 따위는 필요 없다. 자신을 위해 일하라"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혁신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험난한 도전을 즐기는 '혼다 웨이'(Honda way)가 정착된 것이다. 그에게는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혁신경영의 냄새가 은연 중 배어 있다. 이에 비해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경영관은 한마디로 "맡기면서 맡기지 않는다"로 요약된다. 그는 처음으로 사업부제를 도입해 부하 직원에게 권한을 이양하면서도 경영의 최종 책임은 경영자에게 있음을 항상 잊지 않았다.

그는 '기업은 사회적 공기(公器)'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장래성이 높은 기술이 있으면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기술제휴를 맺고 그 기술을 사서 썼다.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수돗물처럼 싸게 많이 공급해 세상을 풍요롭게 해야 한다"는 그의 수도(水道)철학은 이후 마쓰시타전기를 움직이는 주요 사상이 됐다.

이 책은 두 사람을 '기술자(도전형)'와 '관리자(시장형)'로 극명하게 대비시키면서도 어느 한쪽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여러 가지이며 혼다식도 정답,마쓰시타식도 정답이라는 것이다. 혼다 소이치로와 마쓰시타 고노스케.두 사람은 모두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았고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그런 이들이 지금까지도 '경영의 구루'로 추앙받으며 글로벌 경쟁 체제 속에서 분투하는 기업경영자들에게 주는 교훈은 뭘까. 바로 시대 변화를 이끌 도전과 혁신,진취적인 추진력을 갖춘 불굴의 '기업가 정신'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경영기법과 트렌드가 소개되는 세상에서 기업이라는 유기체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은 바로 도전과 혁신의 기업가정신임을 이 책은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전장석 기자 sak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