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주도 GGGI, 녹색성장 리더십 중심 돼야

우리나라가 주도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지난 16일 출범했다. 이날 서울에서 열린 '동아시아 기후포럼'을 계기로 아시아지역의 저탄소 녹색성장 협력을 위해 앞으로 녹색성장 이론을 체계화하고 발전 모델을 국제적으로 전파하게 된다. 정부는 2012년까지 이를 국제기구로 격상시킬 방침이라고 한다. 우리가 만들고 한국에 본부를 둔 최초의 국제기구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환경분야에서 우리가 국제기구 창설을 주도하는 것은 향후 관련 국제 논의에서 예전보다 훨씬 역할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교토의정서 이후 지구온난화 방지 논의에서 중추적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얘기다. 이명박 대통령이 GGGI 창립 연설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이야말로 환경보호와 성장을 조화시킬 수 있다"며 녹색성장 비전을 넘어 실천을 추구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據點)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녹색성장을 통한 '지속가능한 개발'이 세계 경제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GGGI의 기능이 갖는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국제기구 창설은 오는 11월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와 더불어 글로벌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리더십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금융분야에서는 물론 환경 및 지구온난화 방지 분야에서도 한국이 글로벌 무대의 메인플레이어로 변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기대가 충족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의 개념을 좀 더 명확히 하고 추진 계획 및 일정도 세부적으로 확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GGGI에 향후 3년간 매년 1000만달러를 출연키로 하고 세계 5곳에 지역사무소를 두기로 했는데 재원조달에도 차질이 없어야 한다. 우리가 주도한 첫 국제기구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려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