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中, 화장실은 없어도 자존심은 있다

중국 읽어주는 남자 | 박근형 지음 | 명진출판 | 256쪽 | 1만4000원
중국인들은 산둥지방을 현재의 행정구역과는 별개로 '노(魯)나라' 혹은 '제(齊)나라'라고 한다. 쓰촨(四川)지방은 파촉(巴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춘추전국시대가 2000여년의 세월을 넘어 현대에 살아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중국인은 자신들이 멋진 존재였고,잘 나가던 때의 기억만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쓰촨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해 석 · 박사 학위를 받은 《중국 읽어주는 남자》의 저자는 설명한다. 중국인들의 자존심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중국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나라이며 자신들은 특별한 나라의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의 약점은 무시한 채 과거의 영화만 기억하는 것이다. 상하이 사람들은 화장실이 없고 위생환경도 좋지 않지만 "나는 상하이 사람이야!"라며 자부심을 내세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새로운 프레임으로 그들을 들여다보고 이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인은 시공간 개념이 우리와 다르며,젊은이들은 냉철함은 없지만 자존심이 강하다. 정권과 조국을 구별하지 못하는 젊은이들도 많다.

그래서 저자는 "중국과 중국인을 제대로 알려면 표피적인 것에 매달리지 말고 그들의 집단 무의식을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