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증권고수에게 듣는다] "美 공장 다시 바빠져…기계ㆍ설비株 매력"

'샤프슈터'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부장

"평생 투자할 종목이나 자식에게 물려줄 만한 종목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요. 전체 경기 흐름을 보고 거기에 맞춰 집중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종목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죠.경기와 시장 상황에 따라 오르는 종목이 계속 순환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

'샤프 슈터'(sharp shooter · 명사수)란 필명으로 유명한 동양종합금융증권 강남프라임지점 전문 컨설턴트 박문환 부장(44 · 사진)의 투자 조언이다. 그는 증시 변곡점과 투자 대상을 찾기 위해 '고행'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다. 매일 저녁 8시에 취침해 새벽 1시30분에 눈을 뜬다. 일반인보다 5시간가량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셈이다. 불필요한 저녁 시간을 줄이고 24시간 시장과 함께 생각하고 활동하기 위해서다. 그의 하루는 뉴욕 시장뿐만 아니라 거시경제를 분석하고 시장 흐름을 짚으면서 시작한다. 개장 전에 매일 고객들에게 메일로 주요 뉴스와 시장 상황을 브리핑한다. 분량이 A4용지 10여장에 달할 정도다. 주요 뉴스는 물론이고 시장 전략,단기 종목,포트폴리오 전략 등을 모두 업데이트한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근접했던 지난 15일에도 투자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스페인 재정 상황과 우리나라의 MSCI 지수 편입 가능성에 대해 논하고 공장 가동률,물가 등 국내와 미국의 각종 지표에 대한 설명을 빼놓지 않는다. 그리고 본론인 '오늘의 시장 요리법'을 꺼내놓는다.

박 부장의 요리법에는 '외국인이 다시 원화 강세에 베팅하면서 5거래일 동안 1조원 매수함.프로그램 매수까지 더해지며 하루 평균 4000억원 순유입.하지만 최근 하락 때도 상승 때도 큰 거래량이 없었음.과연 이 정도의 거래량으로 돌파가 될지 불확실함.가급적 관망할 것'이라는 행동 지침이 담겨 있었다. 그가 운영하는 와우넷 카페 '샤프 슈터의 루루파파' 회원 수는 1만1000명이 넘는다. 10년째 어두컴컴한 새벽에 눈을 떠서 시장을 연구 · 분석하면서 투자자들과 소통한 결과다. 그는 한국경제TV를 비롯해 각종 방송에서 전문가 방송을 진행 중이며 재테크 서적도 여러 권 집필했다.

샤프 슈터는 원래 '증권맨'이 아니었다. 건축학과를 나와 젊은 나이에 시행사를 설립해 직접 사업을 벌였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부도를 내고 16억원의 빚을 지고 나락에 빠졌다. 증권사 컨설턴트로 전업한 것도 이때다.

지금은 빚도 모두 갚고 서울 서초동에 큼지막한 아파트를 마련할 정도로 성공했지만 스스로는 증시의 '고수'가 절대로 아니라고 몸을 낮춘다. 일부 재야 고수와는 다르다고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 박 부장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시장보다 5% 정도 높은 수익을 꾸준하게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거시경제에 대한 분석과 적절한 자산 배분 투자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샤프 슈터'라는 필명을 접하고 단기 고수익 종목을 귀신같이 찍어줄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은 실망할 수 있지만 그는 열심히 연구해서 원하는 주가 수준을 기다리는 투자자가 '저격수'라고 설명했다.

샤프 슈터가 최근 조준하고 있는 업종은 기계설비 관련주다. 이유를 물으니 미국의 5월 공장 가동률이 74.7%이지만 앞으로 75%,80%를 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점 등 근거를 조목조목 댔다.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 이익이 늘어나고 새로운 투자가 필요하게 마련이란 설명이다.

원화 강세 관련주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박 부장은 "달러화와 유로화 가치가 동반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원화 강세는 어쩔 수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당분간 항공 해운 등 원화 강세 수혜주가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 수혜주인 보험주도 하반기 관심 업종으로 꼽았다. 그는 금리 계절상 현재는 '봄'이라는 점을 주목하라고 했다. 금리를 올리는 시기를 '여름',올리다가 동결하는 시기는 '가을',내려가는 시기는 '겨울',내려가다 멈추는 시기인 '봄'이 왔다는 것.박 부장은 "금리 인상을 전후로 생명보험주와 손해보험주가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시장 전체를 봤을 때도 당분간은 돈의 힘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동양종금증권 지점에 근무하지만 고객과 1 대 1 상담은 하지 않는다. 개장 전에는 메일과 카페 등을 통해 증시 상황을 전달하고 정규장 마감 후에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투자자 교육에 매달린다.

박 부장은 "증시에 발을 들인 후 취미도 버리고 친구도 버리고 다 버리고 무료하기 짝이 없는 생활을 하는 것 같지만 투자자들을 위해 증시 변화와 변곡점을 맞히는 일이 매우 즐겁고 보람차다"며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은 욕심을 너무 부려 증시에서 돈을 너무 많이 잃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