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자금원 된 도박게임

[한경닷컴] 인터넷 도박사이트나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장을 차려 자금원으로 삼은 조직폭력배들이 대거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영진)는 도박개장 등 혐의로 조폭 ‘정수파’ 조직원 강모씨(48) 등 11명을 구속 기소,이모씨(47)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정모씨(54) 등 5명을 지명수배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도박사이트 2곳을 운영하면서 게임머니를 팔아 무려 72억여원의 매출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조사결과 강씨가 개설한 사이트는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 이용가’ 등급 분류를 받은 합법적인 게임사이트였으나 실은 게임머니를 진짜 화폐로 환전해주는 식의 불법 도박 영업을 해 손님들을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달아난 정씨는 강씨의 지시로 게임머니 환전을 원하는 이용자의 연락이 오면 사이트 내 비밀 게임방에서 1대1 게임을 벌여 손님이 무조건 지도록 해 자신은 게임머니를 챙기고 손님에게는 수수료 7%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현금으로 바꿔 계좌로 이체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 이모씨(51) 등 영등포중앙파의 간부급 폭력배 2명은 바지사장을 내세워 2005∼2006년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바다이야기’ 또는 `블루피싱‘ 등의 오프라인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하면서 수십억원의 수익을 각각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한 게임장 업주는 2005년1월부터 2006년8월까지 게임장 5군데를 총괄 운영하면서 총 300억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당시 현직 경찰관이었던 안모씨(48)에게 지분을 주고 게임장의 공동 운영자로 끌어들이기도 했다.안씨는 이들에게서 단속 정보 제공 등의 명목으로 3000만원을 상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이들 외에 안양AP파 출신 조모씨(40)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거래액 24억원 규모의 사설경마판을 벌인 혐의로 함께 검찰에 적발됐다.검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조직폭력배가 성매매나 건설업에 주로 개입했는데 요즘은 수익성이 높고 합법으로 가장하기 쉬운 사행성 게임업체를 수입원으로 활용한다“며 ”철저한 단속으로 폭력조직의 자금원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