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타임오프 분쇄 기도 금속노조파업 당장 철회해야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단협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30일까지의 일정으로 지부별 파업투쟁에 들어갔다. 내달부터 시행 예정인 타임오프(전임자 근로시간면제)제도를 전면 무력화시키려는 무모하기 짝이 없는 횡포다.

금속노조는 "노조전임자 수와 전임자에 대한 처우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단체협상이 6월 안에 마무리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달 중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사업장은 7월 중 다시 총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떻게든 타임오프 적용을 피해 보려는 속셈이다. 하지만 이는 말이 안된다. 타임오프 제도는 노동계와 재계가 함께 참여했고, 객관적 입장의 공익위원들까지 가세해 만들어낸 타협물이다. 일부 전임자들에 대해 임금 지급을 허용하는 등 노동계의 입장이 충분히 고려돼 있다. 또다시 트집을 잡는 것은 그야말로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법리적으로 봐도 이번 파업은 불법임이 명백하다. 노동부는 파업의 실제 목적이 노조 전임자 확보인데다 금속노조 지침에 의한 일괄 파업이어서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 외에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벌이는 쟁의행위는 위법이라는 것이다. 특히 개정 노동법은 타임오프 제도와 어긋나게 전임자 임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토록 하고 있어 회사 측이 그런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그런데도 불법 파업을 서슴지 않는 것은 노사 모두의 피해로 귀결될 뿐이다. 오는 24일 파업 찬반투표를 벌이는 기아차 노조 등 금속노조는 국민들의 시선이 어떠한지 눈을 똑바로 뜨고 바라봐야 한다. 금호타이어를 비롯 이미 노사가 관련법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한 기업이 적지 않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번 파업은 아무런 명분이 없고 노동관계법의 보호도 받을 수 없다. 타임오프 제도는 반드시 원칙대로 시행돼야 하고 금속노조 파업은 당장 철회(撤回)돼야 마땅하다. 정부당국은 불법파업이 계속 강행될 경우 파업 주도자 및 참가자들에 대해 예외없이 민 · 형사상 책임을 추궁하는 등 법의 준엄함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