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시 표결, 전체 국회의원 뜻 묻는 게 당연하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어제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회의에서 "국가 대사를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그것도 제대로 된 논의 한번 없이 국민 다수의 의사를 무시하면서 쫓기듯 표결해선 안된다"며 "국회의원 모두의 의견을 확인하고 결론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세종시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오늘 국회 국토해양위에 상정되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역사적 소명의식과 국가 장래의 관점에서 처리해줄 것을 마지막으로 호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늘 상임위 표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상임위 표결결과에 관계없이 본회의에 회부해 국회의원 전체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민주당 등 야당이 이에 반발하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종시 수정안이 결코 소관 상임위 차원의 표결로 처리가 종결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생각이다. 무엇보다 세종시는 지역사업이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는 중차대한 국책사업이다.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찬성 여론도 그에 못지않다는 현실 역시 결코 무시해선 안된다. 지난 6 · 2 지방선거는 여당 패배로 귀결됐지만 근본적으로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였던 만큼 그 의미를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그런 점에서 국민 전체의 의사를 반영한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된다. 국토해양위 소속 국회의원 31명이 그러한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반드시 본회의 의결절차를 통해 세종시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얘기다.

국회가 정부에서 세종시 수정을 위한 관련 5개 법안을 제출한 지 3개월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수정안을 처리하는 것인데도 그동안 변변한 논의 한번 없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입법의 주체인 국회의원들은 국민의사를 국정에 반영하는 것이 최우선적인 임무이다. 야당은 국민 의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굳이 피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