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ELW 경쟁' 후끈

하루거래 2조…세계 2위 시장
맥쿼리 이어 도이치ㆍ노무라 가세
국내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서 외국계 증권사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맥쿼리증권과 JP모간 등에 이어 노무라와 도이치증권 등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국 ELW 시장이 세계 2위 규모로 급성장하자 글로벌 증권사들이 새 수익원을 찾기 위해 시장 개척에 나선 것.

한국 도이치증권은 22일 ELW마케팅 총괄본부장으로 윤혜경 전 한국투자증권 DS부 마케팅팀장을 선임하고 ELW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밝혔다. 윤 본부장은 2006년부터 국내시장에 ELW 투자법을 알려온 '1세대 ELW마케터'다. 윤 본부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도이치증권은 ELW 투자에 대해 홍콩뿐 아니라 독일 등 유럽시장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갖고 있다"며 "올해 안에 국내시장 3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장외파생상품 거래인가를 받은 도이치증권은 이달 1000억원 규모의 ELW 상품을 내놓았다. 국내 투자자를 공략하기 위해 24개 발행 회사의 거래정보를 종합한 일간 분석자료도 웹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다.

노무라증권도 이달 말 ELW를 발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ELW 유동성공급자(LP)로만 활동했던 노무라는 국내 파생상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지난달 한국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했다. 지난 21일에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이 삼성전자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W 상품을 처음 내놓았다.

외국계 증권사로는 2007년 처음으로 장외파생거래 인가를 받은 맥쿼리증권이 이미 국내 시장점유율(거래대금 기준) 1위로 올라섰다. 맥쿼리증권은 이날 27개 종목의 ELW 상품을 상장하는 한편 ELW 이해를 돕기 위해 홈페이지를 새로 개편했다. 이처럼 외국계 증권사들이 한국 ELW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은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국내에서 ELW 투자는 최근 하루 거래대금이 2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적은 금액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레버리지 효과가 있는 데다,종목이 다양한 점이 ELW의 매력으로 꼽힌다.

한 전문가는 "브로커리지 분야는 국내 증권사가 선점하고 있지만,파생상품은 외국계가 전문성을 갖고 있어 경쟁에 유리하다"며 "오는 9월 조기종료워런트 상품이 출시되면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