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들이 젊은세대 애국심 일깨워야"

학도병 참전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충청지역의 대표적 향토기업인 계룡건설을 창업한 이인구 명예회장(79)이 6 · 25 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자원 입대해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이 명예회장은 24일 "대전중학교 5학년 때(현 대전고 2년) 6 · 25가 터졌지.학도호국단 간부였던 나는 학도병에 지원할 각오가 돼 있었는데,대전에도 피란 명령이 내려지면서 아버지,동생들과 대구까지 가는 바람에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대구에 도착한 그는 7월18일 가족도 모르게 경산군 고산면(현 대구시)에 있던 '제301 공병 교육대대'에 입대했다. 뒤늦게 찾아온 아버지에게 그는 "이미 군인이 됐습니다. 동료 학도병들에게 비겁한 모습을 보인다면 장차 무슨 낯으로 지도자가 되겠습니까. 나라에 자식을 바친 것으로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는 자원 입대 3일 만에 영천지구 야간 전투에 투입되기도 했으나 그의 진가는 공병부대에서 빛을 냈다. 공병부대의 외국인 고문단장 통역병 일을 맡게 됐고,고문단장의 추천으로 장교가 됐다.

그는 미국 공병학교에서 훈련 방법을 배워오라는 특명을 받아 1년간 유학생활을 거쳐 공병학교 교관으로 7년간 복무했다. 그는 군시설 현대화 사업과 동진 간척사업,철암선 철도사업 등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했다.

이 명예회장은 "지금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60년 전 나라를 구하겠다는 마음으로 우리가 학도병에 지원했듯이 젊은이들이 그리 해줄지는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한반도의 정세가 60년 전보다 더 위급한 상황인데 이 모두가 우리 노병들이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애국심을 깨우쳐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문화,장학사업은 물론 젊은이들의 안보의식을 높이는 데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