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싸고 통풍 잘되고…'진화한 주상복합' 몰려온다

슬라이딩창·3면 개방형 설계…외부공기 유출입 좋게 개선
젊은층·1인 세대 겨냥…전용 60㎡대 이하 중소형 확대
분양가도 30%가량 낮춰…주변 시세보다 싸게 공급
환기문제 등의 단점을 보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주상복합 아파트가 하반기 대거 분양을 앞두고 있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환기문제,관리비 부담,고분양가 등의 단점이 드러난 데다 일반 아파트도 고급화되면서 주상복합만의 차별화된 메리트가 조금씩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지금까지 지적돼 온 주상복합 아파트의 단점을 보완하는 한편 일반 수요자들도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중소형 주택형으로 구성하고 분양가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낮춰서 공급에 나설 채비다.

◆환기 통풍 문제,슬라이딩 창으로 보완

주상복합아파트의 단점 가운데 1순위로 꼽혔던 것이 바로 환기 및 통풍 문제다. 일반적으로 30층 이상 고층 건물로 지어지는 주상복합의 특성상 바람의 세기 때문에 창문을 크게 낼 수 없어 자연히 환기량도 적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급배기시스템 등 기계를 통한 환기와 통풍에 의존하다 보니 입주민들은 자연바람을 적게 쐬는 불편을 많이 겪어왔다. 그러나 올해 분양을 앞둔 주상복합 아파트는 달라졌다. 건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세대 내 환기 및 통풍을 고려해 평면을 디자인하고 열고 닫기에 쉬운 창문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개선책이 적용된다. 동부건설이 내달 초 서울 용산에서 분양할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은 거실과 안방 부분에 일반 아파트에 적용되는 슬라이딩 이중창(유리난간 적용)이 시공된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주상복합 아파트에 설치되는 여닫이식 창보다 외부 공기 유출입이 우수한 슬라이딩 창을 적용했다"며 "여기에 3면 개방형으로 실내를 설계해 기존 주상복합 아파트보다 환기 및 통풍 문제를 크게 보완했다"고 전했다. 삼성건설이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오는 11월께 공급예정인 '천호 래미안'도 전 세대 2면 개방형으로 설계해 세대 내 통풍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중소형 위주 공급 늘려 실수요층 공략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대부분 중대형 이상의 주택형으로 공급돼 오던 주상복합 아파트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중소형 위주로 구성된 주상복합 아파트 공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에 대한 수요자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건설업체들이 젊은층이나 단독 세대를 위한 전용 85㎡ 이하 주택형을 주상복합에 포함시키고 있다.

동아건설이 용산에 공급하는 '용산 더 프라임'의 경우 총 559채 가운데 전용 38~66㎡인 소형 112채를 들인다. 강북 도심에서 가까운 입지여건을 감안해 1인 세대의 직장을 겨냥했다는 설명이다. '천호 래미안'도 중소형 물량을 전체 세대수의 약 25% 정도로 채운다. 총 904채 가운데 전용 60㎡가 222채에 이른다. 이외에 93㎡ 151채,117㎡ 445채,130㎡ 74채,145~185㎡(펜트하우스) 12채 등으로 예전보다는 면적이 줄었다.

포스코건설은 서울 행당지구에 선보일 주상복합 '행당동 더샵'에도 중형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전용 84~134㎡ 495채로 구성되는데 이 중 약 35% 정도를 전용 84㎡로 공급된다.

◆주상복합은 관리비가 높다? 노!주상복합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보다 다양한 편의시설들을 갖췄다는 게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들로 인해 늘어나는 관리비는 입주민에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일반 아파트 대비 월 관리비가 약 30% 정도 더 청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주상복합아파트 입주민들의 볼멘소리가 높다. 이에 건설업체들은 관리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적용하고 있다.

'천호 래미안'에는 건물 옥상에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하고 지하에 지열시스템 등을 적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부대복리시설과 공용부분의 에너지원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연료전지를 통해 생산되는 열과 전기를 각각 세대 난방과 전기로 활용할 계획이다.

삼선건설 관계자는 "단지에 적용되는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입주민들이 공용 난방비와 전기요금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산 더 프라임'도 단지 내에 태양광발전 지열 시스템을 적용하고 태양전지를 설치해 보육시설과 노인정의 에너지로 이용할 예정이다.

◆분양가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고가로 지적돼 온 분양가도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맞춰 수요자들에게 다가가겠다고 건설회사들은 몸을 낮추고 있다. 청약 및 계약률이 저조한 최근의 시장상황을 감안해서다.

동아건설은 용산에 공급하는 '용산 더 프라임'의 분양가를 3.3㎡당 평균 2200만~2300만원 선에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용산 일대 주상복합 가격이 3.3㎡당 2700만~280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했을 때 약 30% 정도 낮다. 천호 래미안은 천호동 일대의 일반 아파트 시세보다 저렴한 수준에서 분양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아직 정확한 분양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주상복합인 만큼 주변 시세보다 싸게 공급할 방침이라고 분양 관계자는 설명했다. 천호 래미안은 또 4개동으로 구성되는 단지형 주상복합의 장점을 살려 입주민들의 휴식공간과 녹지공간을 많이 배치할 계획이다.

이유선 한경닷컴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