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제4이통사 관심 고조…"섣부른 판단인 듯"

한국모바일인터넷(KMI)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와이브로(WiBro·휴대인터넷) 서비스 허가를 신청하면서 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KMI의 서비스 허가시 지분참여 의사를 표명한 삼영홀딩스의 주가는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고, 이밖에 다른 수혜주 찾기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제4이동통신사 관련 테마가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KMI가 허가를 받더라도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확한 사업 및 수익구조가 확립된 이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진단이다.

◆방통위, 요건만 맞으면 허가

방통위는 지난 11일 KMI가 와이브로 서비스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KMI가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간통신역무 허가와 와이브로용 주파수할당을 모두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역무 허가심사와 전파법에 따른 주파수 할당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KMI의 사업개시를 위해서는 주파수할당과 사업허가 등 두 가지 요건을 통과해야 한다"며 "아직은 주파수 할당공고가 나지 않은 상황이라, 할당공고가 나면 전파법과 전기통신사업법에 대한 심사가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현재 할당 주파수 대역과 가치 등 주파수 할당공고에 대한 입장을 정리 중이다. 이 관계자는 "7,8월 정도에 할당공고가 나오고 다른 사업자들을 위해 한달간 주파수 할당신청을 받은 뒤, 방송통신위원회에 안건이 상정될 것"이라며 "사업자의 요건만 충족시키면 연내 사업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MI는 독자적인 와이브로망을 구축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현재 이동전화보다 20% 이상 저렴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등을 서비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컨소시엄 형태로 한국모바일인터넷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계약과 사업제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삼영홀딩스는 전날까지 나흘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밖에 단말기 제조업체 씨모텍, 와이브로 중계기 및 계측기업체 기산텔레콤 영우통신 서화정보통신 이노와이어 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4이통사 수혜기대 섣부른 판단"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이같은 제4이통사 수혜주 찾기에 대해 섣부른 판단이라며 투자에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 시장은 이미 성숙된 시장(레드오션)으로 새로운 사업자가 파고들기가 힘들다"며 "KMI측도 내년 하반기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아직은 사업성에 대해 판단하기가 이르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우리나라 통신시장은 마케팅비용(보조금)을 바탕으로 한 통신3사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다"며 "제4이통사가 기존 통신사들과 같은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해가며 고객을 확보한다면 수익성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와이브로 서비스 자체의 사업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시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와 SK텔레콤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84개 도시에 데이터 중심의 와이브로망을 구축했지만 여전히 끊기는 구간이 있다"며 "KMI는 음성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다고 하는데, 막대한 투자금 확보는 물론 서비스의 질도 걱정"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무엇보다 와이브로용 단말기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와이브로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 중 하나로 해외 일부 통신사를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어, 삼성전자나 LG전자가 만들지 않는다면 해외에서 단말기를 들여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통신3사와의 경쟁에서 성공을 거둘지 여부는 불확실성이 크며, 기존 고객이 아닌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사업모델이 제시될 때 제4이통사에 대한 관심을 가져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