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 "집값 내년 중순이후에야 반등…DTI 규제 완화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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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전망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도 집값이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쯤에야 주택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을 모색할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수순을 밟기 위해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 우호적으로 전환돼야 하고,출구 전략을 시사한 정부가 금리를 크게 높이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하반기에도 집값 약세에 무게한국경제신문이 강민석 메리츠종금증권 부동산연구소 수석연구원 등 7명의 시장 전문가에 올 하반기 집값 동향에 대한 설문을 한 결과,7명 전원이 하반기에도 집값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잠실지점장은 약세를 지속하면서도 지역별,면적(평형)별 양극화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프라이빗뱅킹)사업본부 부동산팀장은 약세는 지속하되 하락폭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 모두가 집값이 떨어진다고 예측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공급 과잉 속에 매수세가 실종됐다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만 3만4000여채 입주가 잡혀 있다. 전국적으론 32만1000여채의 집들이가 예정돼 있다. 작년의 입주 물량(27만9000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2007년 말께 집중적으로 밀어내기 분양을 한 탓이다.
특히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으로 수요를 묶어 놓아 신규 분양시장이나 기존 주택 매매 시장 모두 개점 휴업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최근 유럽 국가들의 재정 적자가 커지면서 투자심리도 냉각된 데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보금자리주택이 잇따르는 것도 잠재 수요를 억누르는 결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께 반등…DTI 등 정부 정책이 변수
시장 전문가 대다수는 집값이 내년부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입주 폭탄'이 시장에서 서서히 소화되고 공급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내년에 예정된 입주 물량은 서울이 1만9000여채 등 전국적으로 12만여채로 올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은 "수도권 집값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용인 파주 고양 등 경기권 입주 물량은 올해 12만3000여채에서 내년엔 3만여채로 4분의 1 수준"이라며 "다만 보금자리주택의 공급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가 변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도 DTI 규제 완화 등 정부 정책이 시장에 우호적으로 돌아왔을 때란 전제가 많다. 고준석 지점장은 "주택 시장 회복 시기는 특정 시점이라기보다 DTI 규제 완화가 되면 당장이라도 바닥을 칠 것"이라며 "지금의 주택경기 침체는 자금을 묶어 수요를 죽인 것인데 이 문제만 해결되면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경기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가 지난 24일 올해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5.0%에서 5.8%로 크게 올린 점도 부담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동결해 온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 부담이 많아져 집을 보유하기보다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진다. 때문에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집값 회복 시기를 예상하는 것은 불확실하다"고 답했으며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와 강민석 수석연구원은 "내년 중순 이후"로 미뤘다.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 한강변 급매물 관심 필요
이런 상황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은 있다는 지적이다. 무주택자들은 주변 시세보다 최대 절반가량 낮은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을 노려볼 만하다는 것이다. 청약통장 납입금액이 많지 않다면 3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에서 강남과 거리가 가까운 성남 고등지구나 하남 감일지구 등도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있다. 고준석 지점장은 "투자 목적이라면 한강변 정비사업 급매물이나 도심 역세권 소형 오피스텔,개포동 재건축아파트도 눈여겨 봐야 한다"며 "개포동 재건축 단지는 용적률 상향 등 재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으며 한강변은 서울시의 한강유턴프로젝트 등의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희선 전무는 "다만 이들 지역은 이미 유망하다고 알려져 호재가 가격에 반영된 경우가 있다"며 "유망한 지역이라고 섣불리 투자하지 말고 물건별로 수익을 낼 수 있는지 반드시 체크해볼 것"을 주문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과 박합수 팀장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곧 분양할 판교지역 주상복합에 청약할 것을 권유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80% 선으로 낮은 데다 뛰어난 강남 접근성을 매력으로 꼽았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