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도금·주물업종, IT·신기술 접목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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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주물 'i매뉴팩처링' 도입디지아이는 내달 텍스타일 프린터(직물 인쇄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텍스타일 프린팅은 말 그대로 직물에 직접 프린팅해서 색상이나 문양을 입히는 기술이다. 기존의 날염 공정을 인쇄로 대신하는 것이다. 산업용 프린터를 개조해 직물 인쇄에 일부 활용하는 사례는 있지만 국산 텍스타일 프린터는 아직 없다.
하이매트, 연세대와 제품 개발
자동차 및 건설기계용 주물업체인 진흥주물은 최근 미국의 한 군사차량 업체와 300억원 규모의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일반 주물 부품보다 강도가 뛰어나 지뢰 폭발 등에 쉽게 손상되지 않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반 주물 회사와는 다른 탄탄한 IT시스템이 성과의 바탕이 됐다. 이 회사는 온라인 협업시스템인 'i매뉴팩처링'을 도입해 부서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부품 설계의 정확도를 높였고 제품 주문에서 납품까지 기간도 6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했다. 염색,주물,열처리,도금 등 이른바 3D업종 업체들이 신기술과 만나 도약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전기,전자 등 첨단 분야 연구 · 개발(R&D) 투자가 주춤해진 가운데 최근 이들 업종은 연구소 설립과 산학협동을 강화하며 오히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전체 중소기업 중 첨단업종이 밀집된 전기전자 분야 기업들의 R&D 연구소 운영 비중은 2005년 55.1%에서 2009년 47.1%로 뚝 떨어졌다. 반면 비교적 3D업종이 몰려있는 기계와 섬유 분야 비중은 같은 기간 각각 16.6%에서 19.8%로,1.0%에서 1.2%로 늘었다.
도금분야의 신데렐라 회사로 부상한 제이미크론은 신기술을 도입해 경쟁력을 끌어올린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는 1986년 창립 당시 20억원이었던 매출을 작년 30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등 도금업체로서는 드물게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다른 도금 업체와 마찬가지로 폐수 방출이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였다. 최근 생산기술연구원으로부터 이온수지교환 기술을 이전받아 공정에 적용시켰다. 이를 통해 도금 폐수 처리 단계를 크게 줄이고 수세폐수를 청정수로 정수해 재활용할 수 있었다.
유독가스가 많아 대표적 3D업종 업체로 꼽혔던 마그네슘 합금업체 에치엠케이도 생기원으로부터 에코 마그네슘 합금 기술을 이전받으면서 활로를 찾았다. 주물업체인 하이매트는 연세대와의 산합협력을 통해 내구성을 높인 펌프 부품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키웠다. 2000년대 초 120억원대에 머물렀던 매출 규모는 작년 370억원대로 증가했다.
유신정밀도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3D업종이라는 열처리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관련 특허만 16개에 달할 정도.최근 이 회사가 국산화에 성공한 디스크스프링은 독일 경쟁 제품 가격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고경봉/심은지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