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부채 많은 철강·정유株 환율상승에 순익 줄듯

영업익 증가에도 외환손실 늘어
"영업이익은 좋은데 순이익은 영…."

일부 기업들이 2분기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영업이익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화 부채가 많은 정유 항공 철강 조선 등이 대표적이다. 2분기 들어 원 · 달러 환율이 예상 외로 크게 올라 영업외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원 · 달러 환율은 지난 25일 1215원40전으로 1분기 말인 3월31일(1131원30전)에 비해 84원 이상 급등했다. 분기 평균 환율도 1분기 1143원에서 2분기 1161원으로 20원 가까이 오른 상태다. 김성노 K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상승으로 정유 철강 항공 등은 외환차손과 외화환산손실 등 영업외 비용이 늘어 순이익이 뒷걸음질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전 분기에 비해 62% 급증한 215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순이익은 1841억원으로 1분기보다 오히려 2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김종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은 봉형강과 고로 부문의 실적 호조로 최대 2700억원까지도 가능하다"며 "하지만 2분기 들어 환율 상승으로 외환 관련 손실이 늘면서 경상이익은 2366억원,순이익은 1893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주도 사정이 비슷하다.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평균 2011억원에 이르지만 순이익은 765억원으로 뚝 떨어진다. 대한항공의 경우 원 · 달러 환율이 10원 올라가면 연간 순이익이 200억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에너지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와 비슷한 3% 감소에 그칠 전망이지만 순이익은 약 13% 후퇴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도 영업이익과 순이익 규모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종은 반대로 환율이 하락하면 영업이익 증가율보다 순이익 증가율이 더 높아지는 구조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