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 앞서니…'아이' 쫓아오고…'커' 뒤집고…두 달만에 세 번 바뀐 '골프여제'…3人3色 경쟁

신지애, 안정적 플레이 강점
미야자토, 즐거운 골프 지향
커, 승부근성 뛰어난 베테랑
미국LPGA투어에 '트로이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 상금왕 신지애(22 · 미래에셋)와 올 시즌 4승을 기록 중인 미야자토 아이(25 · 일본),백전노장 크리스티 커(33 · 미국)가 그들이다.

세계랭킹에서 치열한 1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이들은 다승왕,상금왕,올해의 선수상을 놓고 시즌 막판까지 예측불허의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0대 베테랑 커가 최근 맹활약하며 미국에서 여자골프에 대한 관심을 재점화시키고 있어 주목된다. 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CC(파72)에서 끝난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뽑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친 끝에 6언더파를 적어냈다. 4라운드 내내 선두를 고수하며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2위 김송희(22 · 하이트)를 무려 12타차(7언더파 281타)로 따돌리고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었다. 공동 3위(5언더파 283타)에는 신지애와 미야자토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커와 미야자토,신지애는 각기 다양한 장단점을 갖고 있다. 커는 승부근성이 뛰어나고,미야자토는 즐거운 골프를 지향하며,신지애는 가장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게 장점이다. 특히 신지애와 커는 기복이 심하지 않고,미야자토는 몰아치기에 능하다는 평가다.

동갑내기 박세리(33)와 같은 해인 1998년 미LPGA투어에 데뷔한 커는 2002년 롱스 드럭스 챌린지에서 첫승을 거둔 뒤 통산 14승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드라이버샷 거리가 256.9야드(24위)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지만 페어웨이 안착률(72.4%)이 다소 낮은 게 흠이다. 그린 적중률과 라운드당 퍼트수도 각각 72.2%(공동 5위),28.68개(13위)로 상위권이다. 커는 퍼트 어프로치 등 쇼트게임에서 노련미를 발휘,20대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임경빈 J골프해설위원은 "커는 거리도 멀리 나가고 승부 근성이 뛰어나다"며 "최근 30대 골퍼의 원숙미를 뿜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커에게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내준 미야자토는 현재 선두에 올라 있는 상금왕(96만3000달러)과 다승왕(4승)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미야자토는 신지애와 마찬가지로 드라이버샷 거리가 짧은 게 단점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비전54'(18홀 전체를 버디로 장식하며 54타 달성) 프로그램을 통해 골프를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최근 열린 숍라이트 LPGA클래식에서 마지막날 7언더파를 몰아치며 역전 우승하는 등 우승컵을 거머쥔 4개 대회 중 3개 대회에서 역전승을 일궈냈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커트 탈락했지만 "즐겁게 라운드했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는 게 그의 반응이었다. 세계랭킹 3위로 밀린 신지애는 최근 맹장염 수술을 받고도 LPGA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우승 집념이 강하다. 미야자토와 커에 비해 참가 대회수가 2~3개 적지만 여러 분야에서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드라이버샷 거리가 멀리 나가지 않아 두 번째 샷을 하이브리드 등 긴 클럽을 들어야 하는 게 해결 과제로 지적된다. 기술적으로 샷의 좌우편차가 적고 퍼트도 흠잡을 데 없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어느 선수보다 스코어 일관성이 뛰어나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절대 지지 않으려는 정신력으로 무장돼 있고 결정적인 순간에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한다.

임 위원은 "거리를 좀 더 늘리고 첫승을 쌓는 게 중요하다"며 "멘털리티(정신력)가 강하기 때문에 하반기에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