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내달 40억유로 국채 발행…글로벌 금융시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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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ㆍIMF 지원 이후 처음그리스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국채 발행에 나선다. 국가부도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그리스가 글로벌 금융 시장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시장 신뢰 깨질땐 위기 심화"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그리스 정부가 다음 달 13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40억유로 규모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페트로스 크리스토돌루 공공부채 관리국장은 "그리스 정부는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3개월 · 6개월 · 12개월물 국채 만기를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이와 관련된 자금 활동의 일환으로 국채 발행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번에 발행하는 국채가 만기도 짧은 데다 발행 규모가 작아 정상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의 국채 발행은 도박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FT는 이번 채권 입찰 결과가 EU와 IMF의 긴급 구제금융 이후 그리스에 대한 국제시장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국채 수요가 턱없이 부족해 입찰 결과가 실망스러울 경우 그리스의 재정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악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 정부가 국채 발행 과정에서 지나친 고금리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경우 또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스티븐 메이저 HSBC 애널리스트는 "그리스를 둘러싼 시장의 신뢰는 너무나 깨지기 쉬운 상태여서 조금만 안 좋은 소식이 전해져도 곧바로 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그리스 정부는 "국채 발행 이전에 연금 지급 개시연령 연장 등을 골자로 하는 연금개혁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며 시장 신뢰가 조기에 회복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국채 발행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와 그리스 사태를 악화시킨다면 추가 구제금융 대상으로 거론돼온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