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5억주…기아차 매수주문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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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취소…30만주는 체결기아차에 5억주에 달하는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취소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투자자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이 같은 비정상적 주문을 시스템에서 사전에 막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씨티證 "고객의 주문 실수"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0분께부터 시세보다 100원 낮은 3만2450원에 30만여주 단위로 기아차에 대한 매수 주문이 씨티증권을 통해 들어왔다. 10시쯤에는 기아차 발행 주식 수보다 많은 5억주의 매수 주문이 쌓였다. 거래대금으론 16조원이 넘는 규모다. 씨티증권은 주문 착오 사실을 확인한 뒤 고객에게 통보하고 즉시 주문 취소에 들어갔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30만여주(약 100억원)만 매매가 체결됐다. 씨티증권 관계자는 "고객의 주문 실수"라며 "서울법인에서 즉시 조치를 취해 고객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거래소 운용 세칙에는 1회 주문 수량이 발행 주식 수의 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날 누적 주문은 5억주에 달했지만 건별로 보면 5%를 넘지 않아 주문이 나갈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2~3분에 걸쳐 1000건 이상의 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볼 때 사람이 입력한 것은 아니고 시스템상 오류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주문 실수라고 하지만 이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비정상적인 주문을 거르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단일 호가에 비정상적인 수량의 누적 주문이 동일 계좌나 창구에서 나올 경우에도 이를 제한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아차는 900원(2.78%) 상승한 3만3300원에 마감,실수로 주문이 나온 가격을 크게 웃돌았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