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급한 불은 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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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부실 예측불가"…일제히 하락정부가 공공자금 2조7500억원을 투입해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대출 채권을 사들인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진흥저축은행은 4.92% 내린 3770원으로 마감,6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솔로몬저축은행도 1.89% 떨어진 3375원에 장을 마쳤다. 제일저축은행(-1.63%)과 서울저축은행(-0.82%) 역시 내림세로 마감했다. 정부의 대책으로 저축은행들이 일단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은 껐지만 시장 불안감을 완전히 걷어내지는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25일 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공공자금 2조7500억원을 투입,3조8000억원 규모의 저축은행 PF 부실 채권을 매입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는 전체 부동산 PF대출 채권의 30% 수준이어서 향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면 부실 규모가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축은행은 은행과 달리 부동산 PF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연체율이 10%가 넘는다"며 "더 큰 문제는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개별 회사가 아니라 사업성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일이 터지면 부실 규모가 어느 정도 될지 예측이 불가능한 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 PF대출로 속앓이를 해온 은행주들은 일부 오름세를 나타냈다. 금융위원회의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부동산 PF 부실 채권을 비롯한 은행권 채무가 11조900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은행권은 2분기에만 2조2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그러나 일단은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게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충당금 규모가 1조~1조2000억원가량으로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금융지주는 1.67% 오른 1만5200원을 기록,하루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신한지주도 0.21% 오른 4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경우 주가가 오를 만하면 PF 대출을 포함한 건전성 문제 때문에 발목을 잡혔다"며 "일단 구조조정 방향이 결론나면서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된 데다 충당금 규모도 2분기 실적으로 충당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