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65인 "부결되더라도 역사에 남겨야"
입력
수정
세종시 수정법안 29일 표결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계가 주도한 세종시 수정안의 운명이 29일 본회의에서 판가름난다. 여야는 28일 세종시 수정안 본회의 상정과 표결처리 여부를 놓고 하루 종일 기싸움을 벌인 끝에 표결 처리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민주, 여론 역풍 우려 입장 선회
친박ㆍ야당측 반대로 부결 확실
◆본회의 표결 결정당초 본회의 상정과 표결 불가입장을 견지했던 민주당은 의총에서 "표결로 종결짓자"는 쪽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민주당의 입장선회는 수정안 처리를 질질 끌 경우 충청권 여론변화 가능성이 적지 않은 데다 세종시 자체가 표류하면서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로써 지난 10개월간 정국을 격랑 속으로 몰아넣었던 세종시 수정안은 29일 최종 폐기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에 따라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당의 반대입장을 정리하고 의원들에게 출장금지령을 내리는 등 표단속에 들어갔다.
현행 의석분포로 볼 때 세종시 수정안은 지난 국토해양위에서처럼 부결이 확실시된다.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291명의 재적의원 중 과반이 출석하고,출석의원 중 과반수가 찬성해야 하는데 친이계 100여명을 제외한 야당 및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친이계 66명 본회의 부의
한나라당 친이계 임동규 의원은 국토위에서 부결된 세종시 수정법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치기 위해 의원 66명의 서명을 받아 29일 국회 의안과에 '본회의 부의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서명한 66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초선의원이 44명으로 가장 많았고 △재선 12명 △3선 9명 △4선 1명 등이었다. '66인 결사대'로 이름 붙여진 이들은 대다수가 서울 · 경기 등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었으며,강원 · 영남 등 비수도권 소재 의원들은 13명이었다. 수정안 부의를 주도한 이군현 의원은 "더 이상의 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세종시 수정법안의) 부의 · 상정 모두 6월에 끝내야 한다"며 "역사적 기록에 남긴다는 것 말고 다른 정략적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당초 수정안에 찬성했던 한나라당 친이계 중에서도 40여명은 서명하지 않았다. 일부 초선의원은 "본회의 표결은 국민에게 '오기의 정치''친이 · 친박 간 계파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며 서명을 거부했다. 당대표에 출마한 안상수 · 홍준표 전 원내대표와 정의화 · 황우여 의원 등 상당수 중진 의원도 서명에 불참했다. 한 관계자는 "이미 사형선고를 받았는데 의원들을 '서명 대 비서명'으로 줄세워 주홍글씨처럼 낙인을 찍을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준혁/박신영/구동회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