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이삭줍기 해볼까"…통매각 아파트단지에 쏠린 관심

"혹시 건질 만한 사업장이 있나 해서 왔습니다. "(A건설 관계자)

30일 서울 여의도 대한주택보증 본사 11층 대강당.오후 2시부터 시작된 '부도 건설업체 아파트 단지 통매각 설명회'에는 200여명이 몰려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매각 대상 물건은 총 15개 사업장으로 현진에버빌이 짓던 경기 광주군 실촌읍 열미리 사업장(376채)을 비롯에스알의 경기 이천시 갈산동 사업장(168채),연수개발의 서울시 중랑구 상봉동 사업장(432채),유창도시개발의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사업장(1093채) 등 총 6853채 규모에 이른다. 참가자들은 대우 포스코 롯데 등 대형사는 물론 효성 호반 금강종합건설 부영 등 중견업체 실무진들로 사업장 인수에 큰 관심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 때 좋은 조건에 우량 사업장을 인수하는 '이삭줍기'에 나선 것이다. B건설 관계자는 "통매각 물건은 토지매입 작업이나 인허가 절차가 끝나 적정 가격에만 인수하면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며 "매각 조건을 자세히 듣고 괜찮아 보이는 사업장은 직접 현장을 찾아 인수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C건설 관계자는 "4~5년 이상 걸려 분양이 가능한 신규 사업장보다 부도난 사업장은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D건설 관계자는 "퇴출 업체 명단이 발표된 상황에서 부도사업장 매각 설명회가 열리니 건설업계의 판도 변화를 목격하는 것 같다"며 씁쓸해 하기도 했다.

설명회에는 BNP파리바,HMC투자증권 등 금융권 관계자들도 눈에 띄었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부도사업장을 인수하려는 시행사나 건설사들과 사전 협의를 통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가능성을 타진하러 온 것 같다"고 귀띔했다. 대한주택보증은 작년 4월에도 20개 사업장에 대한 통매각을 추진,18개를 팔았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