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총리 "전적으로 책임지겠다"

세종시 수정안 폐기 대국민 담화
정운찬 국무총리는 30일 "세종시 수정안을 설계했던 책임자로서 수정안을 관철하지 못한 데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며 사실상 사의를 표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국회의 세종시 법안 처리와 관련한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반드시 책임을 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의 사의를 이명박 대통령이 수락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해외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아직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의 거취는 이 대통령이 귀국한 뒤 내주 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국회의 수정안 폐기에 대해 "원안대로라면 대통령은 서울에,총리와 장관들은 충청권으로 나뉠 뿐만 아니라 세종시는 도시로서의 자족 능력을 보장할 수 없다"고 원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수정안을 버리고 원안을 선택한 국회의 결정을 우리 후손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걱정된다"며 국회 표결에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나아가 수정안에 반대한 야당과 한나라당 친박(친 박근혜)계를 겨냥,"정략적 이해관계가 국익에 우선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총리는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반대하는 분들을 끝까지 설득해내지 못한 것은 저의 능력과 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책임질 일이 있으면 반드시 책임을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안타깝지만 국회 결정을 존중하며 국회 결정에 따라 행정중심복합도시법(원안)의 취지대로 세종시를 좋은 도시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