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클리닉] '차이완 시대' 개막이 주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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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중국과 대만이 하나로 합쳐졌다. 지난달 29일 양국이 사실상의 자유무역협정(FTA)에 준하는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두 나라는 이번 협정을 통해 장기적으로 단일 경제공동체로 거듭나게 된다. 차이완(차이나+타이완)의 태동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변국에는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KOTRA 분석자료에 따르면 ECFA 발효로 540여개에 달하는 대만 제품이 중국에서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중국 시장에서 대만 제품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정보기술(IT)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많다. 다행스러운 점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등의 경우 이미 상당량의 제품을 중국 현지에서 생산 및 판매하고 있어서 관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훼손에 있어서 어느 정도 자유롭다는 점이다. 자동차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으로 현지 판매를 100%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영향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석유화학업의 경우도 단기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 기업은 차이완시대 개막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선 정부는 양안 간 ECFA를 계기로 한 · 중 FTA 체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들은 브랜드 가치 제고와 연구 · 개발(R&D) 투자 강화, 현지화 비중 증대 등을 통해 제품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제조업과 더불어 지식정보 콘텐츠 소매업 광고 여행 등 서비스업도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중화권 소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발빠른 움직임이 예상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글로벌 제조공장에서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변화하는 중국의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시장에서의 검증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팽창하는 중국 소비시장에서 파이를 키워나갈 수 있는 화장품,제과,소매,게임 · 인터넷포털,여행 · 엔터테인먼트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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