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러들지 않는 아이폰4 안테나 문제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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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애플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 불량 문제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일 미국에서 케빈 맥커프리와 린다 윈이라는 2명의 아이폰4 구매자가 애플과 이동통신사 AT&T를 상대로 샌프란시스코 연방 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이들은 소장에서 “애플과 AT&T는 안테나 디자인 때문에 수신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소비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원고들은 집단소송(class action)으로 인정받기 위한 절차도 밟고 있다.이번 소송 외에도 미국 내 여러 로펌들이 집단 소송을 위한 피해 사례 수집에 나서고 있어 비슷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인 모토로라는 이날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스마트폰 드로이드X 전면 광고에서 “드로이드X는 더블 안테나 디자인을 채택해 크리스탈 같이 깨끗한 통화 품질을 보장한다”며 아이폰4를 겨냥했다.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 불량 문제는 사람이 손으로 아이폰을 쥐었을 경우 수신 감도가 급감한다는 내용이다.특히 왼쪽 하단부와 손이 접촉했을 때 정도가 심해 ‘데스 그립(Death Grip)’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안테나 설계 전문가들은 외부 테두리를 둘러싸도록 설계된 안테나 디자인의 결함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전파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안테나의 특성상 전류를 통하는 사람의 몸과 접촉했을 때 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현상은 필연적이라는 설명이다.한 전문가는 “‘데스 그립’ 현상은 해당 부분이 신체 접촉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안테나의 끝 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의 음성 통화용 안테나는 각국 정부의 전자파 인체 흡수율(SAR) 규정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사람의 몸과 가장 떨어진 휴대폰 최하단에 설치된다.가로 25~30mm, 세로와 높이 각각 10mm 내외의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이다.안테나 바깥쪽 부분을 절연체로 덮고, 안테나와 절연체 사이에 ‘에어 갭’이라 불리우는 빈 공간을 두는 경우도 있다.이밖에 와이파이(무선랜) 블루투스 GPS용 FM라디오 용 보조 안테나들이 3~4개 이상 들어간다.보조안테나의 위치는 기종에 따라 각각 다르다.
애플이 아이폰4에서 휴대폰 밖으로 안테나를 빼내기로 결정한 이유는 스마트폰에 안테나를 집어넣을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휴대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크기는 상대적으로 커보이지만 대부분의 공간을 액정 스크린과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어 일반 피처폰보다 부품을 배치할 공간이 협소하다”고 말했다.또 “음성통화 외에도 다양한 센서와 안테나를 따로 탑재해야하기 때문에 설계시 부품 배치 문제가 언제나 난관”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휴대폰 설계자들에게 안테나는 크기 때문에 ‘전봇대’라고 불리울 정도다.안테나를 바깥으로 빼내면 휴대폰을 설계하는 데 그만큼 공간 여유가 생긴다.
안테나가 바깥으로 나오면 수신감도도 높일 수 있다.또 다른 안테나 전문가는 “안테나는 기본적으로 전파 신호를 잡아내는 금속판이기 때문에 크기가 커질수록 수신 감도가 우수해진다”고 설명했다.휴대폰 소형화로 안테나도 작아지면서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는데 아이폰4처럼 아예 밖으로 빼내서 큰 안테나를 달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많은 전문가들은 애플의 아이폰4 안테나 위치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설계”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신체 접촉 없이 테스트했을 때 성능은 뛰어나겠지만 몸에 닿으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한 전문가는 말했다.아이폰4의 금속 테두리와 왼쪽 하단부는 통화 뿐만 아니라 무선 인터넷 데이터통신을 이용할 경우 손이 닿게 되는 부분이다.“휴대폰 설계 과정에서 다양한 신체 접촉 상황을 가정하고 안테나 수신 감도를 테스트하는 건 기본”이라고 말하는 관계자까지 있다.
애플은 지난 6월 아이폰4를 발표하면서 ‘범퍼(Bumper)’라는 일종의 테두리용 케이스를 선보였다.범퍼는 고무재질이 들어간 플라스틱 케이스로 안테나 부분을 감싸는 모양을 하고 있다.하지만 아이폰4의 수신 감도 저하 문제
가 별도의 케이스를 씌운다고 해결되지 못할 거라는 관측이 많다.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인체와 안테나가 가까워질 경우에도 전파 수신 감도가 상당히 저하되기 때문이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
로이터통신은 1일 미국에서 케빈 맥커프리와 린다 윈이라는 2명의 아이폰4 구매자가 애플과 이동통신사 AT&T를 상대로 샌프란시스코 연방 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이들은 소장에서 “애플과 AT&T는 안테나 디자인 때문에 수신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소비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원고들은 집단소송(class action)으로 인정받기 위한 절차도 밟고 있다.이번 소송 외에도 미국 내 여러 로펌들이 집단 소송을 위한 피해 사례 수집에 나서고 있어 비슷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인 모토로라는 이날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스마트폰 드로이드X 전면 광고에서 “드로이드X는 더블 안테나 디자인을 채택해 크리스탈 같이 깨끗한 통화 품질을 보장한다”며 아이폰4를 겨냥했다.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 불량 문제는 사람이 손으로 아이폰을 쥐었을 경우 수신 감도가 급감한다는 내용이다.특히 왼쪽 하단부와 손이 접촉했을 때 정도가 심해 ‘데스 그립(Death Grip)’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안테나 설계 전문가들은 외부 테두리를 둘러싸도록 설계된 안테나 디자인의 결함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전파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안테나의 특성상 전류를 통하는 사람의 몸과 접촉했을 때 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현상은 필연적이라는 설명이다.한 전문가는 “‘데스 그립’ 현상은 해당 부분이 신체 접촉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안테나의 끝 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의 음성 통화용 안테나는 각국 정부의 전자파 인체 흡수율(SAR) 규정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사람의 몸과 가장 떨어진 휴대폰 최하단에 설치된다.가로 25~30mm, 세로와 높이 각각 10mm 내외의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이다.안테나 바깥쪽 부분을 절연체로 덮고, 안테나와 절연체 사이에 ‘에어 갭’이라 불리우는 빈 공간을 두는 경우도 있다.이밖에 와이파이(무선랜) 블루투스 GPS용 FM라디오 용 보조 안테나들이 3~4개 이상 들어간다.보조안테나의 위치는 기종에 따라 각각 다르다.
애플이 아이폰4에서 휴대폰 밖으로 안테나를 빼내기로 결정한 이유는 스마트폰에 안테나를 집어넣을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휴대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크기는 상대적으로 커보이지만 대부분의 공간을 액정 스크린과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어 일반 피처폰보다 부품을 배치할 공간이 협소하다”고 말했다.또 “음성통화 외에도 다양한 센서와 안테나를 따로 탑재해야하기 때문에 설계시 부품 배치 문제가 언제나 난관”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휴대폰 설계자들에게 안테나는 크기 때문에 ‘전봇대’라고 불리울 정도다.안테나를 바깥으로 빼내면 휴대폰을 설계하는 데 그만큼 공간 여유가 생긴다.
안테나가 바깥으로 나오면 수신감도도 높일 수 있다.또 다른 안테나 전문가는 “안테나는 기본적으로 전파 신호를 잡아내는 금속판이기 때문에 크기가 커질수록 수신 감도가 우수해진다”고 설명했다.휴대폰 소형화로 안테나도 작아지면서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는데 아이폰4처럼 아예 밖으로 빼내서 큰 안테나를 달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많은 전문가들은 애플의 아이폰4 안테나 위치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설계”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신체 접촉 없이 테스트했을 때 성능은 뛰어나겠지만 몸에 닿으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한 전문가는 말했다.아이폰4의 금속 테두리와 왼쪽 하단부는 통화 뿐만 아니라 무선 인터넷 데이터통신을 이용할 경우 손이 닿게 되는 부분이다.“휴대폰 설계 과정에서 다양한 신체 접촉 상황을 가정하고 안테나 수신 감도를 테스트하는 건 기본”이라고 말하는 관계자까지 있다.
애플은 지난 6월 아이폰4를 발표하면서 ‘범퍼(Bumper)’라는 일종의 테두리용 케이스를 선보였다.범퍼는 고무재질이 들어간 플라스틱 케이스로 안테나 부분을 감싸는 모양을 하고 있다.하지만 아이폰4의 수신 감도 저하 문제
가 별도의 케이스를 씌운다고 해결되지 못할 거라는 관측이 많다.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인체와 안테나가 가까워질 경우에도 전파 수신 감도가 상당히 저하되기 때문이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