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佛 라파예트 백화점 손잡는다

본점간 VIP 서비스 공유…통역 배치ㆍ라운지 운영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대표 백화점'이 손을 맞잡는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프랑스 최대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와 양사의 최우수(VIP)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공유하기로 했다. 국내 백화점이 해외 유명 백화점과 제휴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893년 문을 연 라파예트는 지난해 전 세계 61개 매장에서 4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 프랑스의 대표 백화점이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의 우수 고객은 세계 어느 백화점에 가서도 VIP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글로벌 서비스 강화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현재 막바지 협상 단계여서 빠르면 연내에 롯데 VIP 고객은 라파예트에서도 한국에서 받던 특급 서비스를 그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는 최근 방한한 라파예트 실무진과의 협의를 통해 우선 양사의 '간판 백화점'인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과 파리 라파예트 본점을 대상으로 VIP 서비스 공유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데 합의했다. 하루 평균 8만명 정도가 방문하는 라파예트 본점은 파리 중심가에 자리잡은 데다 아름다운 외관 덕분에 에펠탑,루브르박물관과 함께 파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손꼽힌다.

롯데는 라파예트의 VIP 고객들이 본점에서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매장안내 및 통역을 전담하는 인력을 배치하고,VIP라운지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라파예트 역시 롯데 VIP 고객들의 '파리 쇼핑'을 돕기 위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라파예트는 이번 제휴와는 별도로 이미 파리 본점 1층에 한국인 관광객용 안내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두 백화점은 또 상대방 백화점에서 구매한 금액의 일부를 자사 포인트카드에 적립해 주는 방안과 자사 VIP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시 특별할인 혜택'을 상대방 백화점 VIP 고객에게도 적용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이번 라파예트와의 제휴가 소수의 부유층을 놓고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등과 벌이고 있는 'VIP 고객 확보 경쟁'에서 한발짝 앞서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라파예트 본점 이용고객의 절반가량이 일본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인 만큼 한국을 방문하는 프랑스 관광객뿐 아니라 '돈 많은' 일본 및 중국인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 본점과 라파예트 본점은 매출규모(1조2000억~1조5000억원)와 매장면적(7만㎡ 안팎) 등에서 두 나라를 상징하는 백화점이 되기에 충분하다"며 "라파예트를 시작으로 전 세계 유명 백화점들과의 VIP 서비스 제휴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