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PF 쇼크' 5년만에 적자

104곳 최소 1000억 순손실
상호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채권 부실화의 영향으로 5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영업 중인 104개 저축은행들이 2009 회계연도(2009년 7월~2010년 6월)에 최소 1000억원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저축은행들은 전년 회계연도엔 725억원의 흑자를 올렸다. 저축은행 업계가 순손실을 내는 것은 2004 회계연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이후 소액 신용대출의 부실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저축은행들은 2004 회계연도에 3494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올해 1~3월)까지 14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지난달 자산관리공사(캠코)에 3조8000억원 규모의 PF 부실채권을 장부가 또는 채권 원금의 74~80%에 매각함에 따라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여기에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예상 손실액에 대한 충당금도 쌓아야 하기 때문에 저축은행들의 적자 규모는 1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영업 실적도 낙관적이지 않다. 작년 회계연도 상반기(2009년 7~12월)에는 유가증권에서만 167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최근 주식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관련 이익이 줄어들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PF 부실채권 매각에 따른 손실 이외에도 주가하락 등 영업환경 악화로 인해 적자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여기에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까지 추진해야 한다. 금감원과 경영개선 협약을 맺어야 하는 저축은행은 63개로 전체 저축은행의 60%를 차지한다. 이들은 오는 15일까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확충을 골자로 한 자구계획을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대주주의 유상증자를 자구계획에 반영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금감원은 경영 정상화 문제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저축은행들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의 적자 규모가 많게는 수천억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