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몰리는 시중자금] 주식형 펀드 상반기 10조 이탈…지수 1700은 '환매선'

박스권 증시
지난 상반기 주식형 펀드에서 10조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증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유입되는 양상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에서는 올 상반기 10조4260억원이 순유출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6조7700억원,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3조6560억원이 각각 빠져나갔다.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로 인해 '반토막 수익률'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원금을 회복하자 환매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근접할 때마다 펀드 환매는 어김없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1750선을 넘은 지난 4월에는 한 달 새 총 3조9768억원이 순유출됐고,불과 이틀간 1조원 넘는 뭉칫돈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반면 초단기 금융상품인 MMF 설정액은 6월 말 78조2240억원으로 지난해 말(71조6910억원)보다 6조5330억원(9.11%) 증가했다. 수시입출금 상품인 증권사 CMA 잔액도 지난달 말 41조3468억원으로 상반기 동안 3조1000억원(8.1%) 늘었다.

투자자가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예치한 고객예탁금은 13조원대에서 정체된 모습이다. 고객예탁금은 6월 말 13조6572억원으로 작년 말(11조7865억원)보다 1조8707억원(16%) 늘었지만 지난 5월 사상 최대(16조6033억원)를 기록한 데 비해선 3조원가량 빠졌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