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불붙은 뒷심…"이번주 US오픈도 우승할 것"

코닝클래식 우승 인터뷰
"미국LPGA투어 대회에서 처음으로 홀인원을 기록했고 최종일 마지막 홀에서 간신히 연장전에 합류하는 등 참 우여곡절이 많은 대회였던 것 같아요. 지난주에 커트 탈락하고 이번 주에 우승하면서 '이런 게 골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최나연이 한층 더 성숙해진 것 같았다. 최나연은 5일 전화 통화에서 미국LPGA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의 우승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갖고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지난주 LPGA챔피언십에서 커트 탈락한 충격이 작지 않았어요. 미국 무대에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3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거든요. '뭐가 잘못됐나' 곰곰 생각하면서 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어요. 반복되는 투어 생활에서 정신력이 조금 느슨해진 게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대회에서는 퍼터도 바꾸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게임에만 집중한 게 우승으로 이어졌어요. "

최나연은 이번 대회에서 쉽게 우승할 것 같았으나 마지막 라운드에서 고전했다. 특히 후반에 두 홀 연속 보기로 선두 경쟁에서 탈락할 뻔했으나 캐디와 이야기하면서 스스로를 다잡는 모습을 보였다.

"캐디가 편하게 경기를 하라고 계속 조언해줘 긴장이 많이 풀렸어요. '나는 할 수 있어'라는 말을 속으로 되뇌었어요. "연장전 진출을 결정지은 마지막 홀 4.5m 퍼트를 앞두고도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나연은 "퍼트 라인이 눈에 확 들어왔다"면서 "왠지 자신이 있었고 스스로를 믿었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연장전도 편해졌단다. 2008년 에비앙마스터스 연장전에서 세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하는 등 뒷심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그였다. '단짝' 김송희 등 4명이 연장전에서 맞붙었지만 당당했다.

"아마추어 대회 때부터 유독 연장전에 운이 따르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난해 2승을 한 경험이 있었고 이번 대회는 비록 '업다운'이 있었지만 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우승컵이 내게 올 거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최나연은 이번 주 열리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 행진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지난주 대회장인 오크먼트CC에서 연습라운드를 하며 코스 점검까지 마친 상태다. "생애 첫 연장 우승의 기세를 살려 내친김에 메이저대회까지 품에 안고 싶어요. 많은 응원 부탁 드려요.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